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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대출자 22%, 여러 곳서 빌려
비율 역대 최대… 부실 위험 높아

20·30대 청년층이 은행에서 빌린 전세 자금이 100조원에 다다랐다.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 비율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말부터 가계 대출이 감소세에 들어섰지만, 금리 상승기에 청년층과 다중 채무자가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2030 세대가 은행에서 빌린 전세 대출 잔액은 96조3672억원으로 작년 말(94조1757억원) 대비 4개월 만에 2.3% 늘었다.

2030의 전세 대출 잔액은 2019년 말(54조7381억원)부터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세 자금 상당 부분을 빚으로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 자금 대출 금리에 반영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최근 급증하며 2030의 대출 이자 부담도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 대출자 중 22.4%가 다중 채무자로 집계됐다. 가계 부채 데이터베이스(DB)상 패널 약 100만명의 신용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올 1분기 다중 채무자 비율은 작년 말(22.1%)보다 0.3%포인트 늘어나, 한국은행이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 대출을 받은 차주 5명 중 1명은 부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는 금리 상승기에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소득 수준별로는 중·저소득층 다중 채무 비율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앞으로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나빠질 경우, 취약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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