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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18) 양자택일을 상생으로 바꾸기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발행일 : 2022.08.16 / 여론/독자 A3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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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이 오르면 스마트폰을 사주기로 아들과 약속했는데 정말 올랐어요. 어떡하죠?"라며 고민하는 부모를 만났다. 이 부모는 양자택일(兩者擇一)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스마트폰을 사주면 혹시 공부에 방해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과, '안 사주면 약속을 어기는 부모가 되니 어쩌나' 하는 고민 사이에서 말이다.

    일상에서 양자택일의 고민은 흔하다. "직장에 있으면 아이가 걱정되고, 집에 있으면 회사 생각이 나니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까요, 말까요?" "팀원들의 의견이 둘로 갈라졌는데 어느 쪽 의견을 들어주어야 할까요?"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인생은 결정의 연속이고, 또 결정이 내 삶의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큰 요인이 감정이다. 감정을 너무 무시한 결정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거꾸로 감정이 최선이 아닌 다른 결정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양자택일로 고민될 때 '역설적 사고방식(paradox mindset)'을 결정 과정에 적용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앞에서 살펴본 부모 고민에 적용해 본다면, 우선 양자택일(either/or)이 아닌 상생(both/and)의 포괄 전략은 없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사줘 약속도 지키면서 공부에 대한 몰입도 향상시킬 방법은 없을까"가 예가 될 수 있다.

    우리 마음은 반대되는 생각과 감정을 동시에 품고 있는 것을 불편하게 여겨 양자택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불편한 감정은 불행하고 나약한 것이다'라는 프레임이 일반적으로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상생의 결정이 가능한 상황에서 관점 전환에 이르지 못하고, 그냥 마음 편한 쪽으로 한쪽을 선택하기 쉽다.

    그래서 역설적 사고를 위해서는 '지금 내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은 정상적인 감정 반응이다'라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 또 불편한 감정을 버티면서, 오히려 그 감정을 역설적 사고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마음의 맷집도 있어야 한다. 실제로 역설적 사고방식을 적용했을 때 마음의 긴장감은 증가했지만, 그 긴장감이 마음의 여러 자원을 활성화해 혁신적인 사고를 증진시켰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우선 자녀에게 이런 역설적 접근의 질문을 해보면 어떨까. "성적이 올라 축하하고 자랑스러워. 기쁜 마음으로 스마트폰을 선물로 사줄게. 그런데 지나친 몰입이 걱정되는 면도 있단다. 좋은 의견 있니?"라고 말이다.
    기고자 :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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