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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이 갉아먹은 경제… 이탈리아 '잃어버린 10년'

    파리=정철환 특파원

    발행일 : 2022.08.16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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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우 정권마다 복지 퍼주기 반복
    GDP 규모, 2012년 수준에 멈춰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는 별명이 '붉은 도시'일 만큼 좌파 성향이 강한 곳이다. 하지만 최근 이곳에서 만난 루이지(29)씨는 "나는 물론, 내 주변인도 더 이상 좌파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명문 볼로냐 대학을 졸업하고도 5년째 비정규직 일자리를 전전하며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좌파는 더 이상 내 곤궁한 처지를 바꿀 능력도, 의지도 없다"며 "내가 택한 대안은 이탈리아형제들(FdI)"이라고 했다. 반(反)이민, 이탈리아 민족주의, 유럽연합(EU) 탈퇴 등을 내세우는 극우 정당이다. 그는 "이탈리아는 노인들과 기득권자들의 나라가 된 지 오래"라고 했다.

    이탈리아는 독일·프랑스와 함께 EU의 리더 국가이자, 서방을 대표하는 주요 7국(G7) 중 하나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에서 극우 정권의 등장 가능성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달 치러지는 조기 총선에서 이것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20여 개 정당의 난립 속에, FdI가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24%대의 지지율로 계속 선두다. FdI는 또 다른 극우 동맹(Lega)과 중도 우파 전진이탈리아(FI)를 끌어들인 '우파 연합'을 구성, 도합 45%의 지지율로 다른 정당들을 압도하고 있다. 차기 총리로는 조르자 멜로니(45) FdI 당수가 거의 확정적이다. "파시스트가 아니냐"는 의심을 끊임없이 받아온 인물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 매체들은 "이탈리아의 극우 집권은 지난 20여 년간 지속된 포퓰리즘으로 인한 경제 개혁 실패와 국가 경쟁력 약화를 떼놓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탈리아의 경제 규모(명목 GDP 기준)는 지난해 2조999억달러로, 이는 10년 전인 2012년(2조870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 경제가 2009년 9439억달러 규모에서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2배에 가까운 1조7985억달러가 된 것과 비교하면 이탈리아의 경제적 몰락이 여실히 드러난다. 기사 A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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