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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텐센트 등 24곳 '시스템 기밀'(핵심 알고리즘) 손에 넣었다

    장형태 기자

    발행일 : 2022.08.15 / 경제 A1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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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국 빅테크 기업 좌지우지 가능… '초강력 빅브러더' 우려

    14억 중국인 대부분이 쓰는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부터 중국판 틱톡으로 불리는 바이트댄스의 더우인, 대표 검색 엔진인 바이두,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알리바바까지….

    중국의 민간 빅테크가 고객 맞춤형 콘텐츠 제공을 결정하는 데 사용하는 알고리즘이 중국 정부 손에 들어갔다. 알고리즘은 기업이 이용자의 사용 기록과 개인정보를 토대로 콘텐츠를 배치하거나 추천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플랫폼 업계에서는 알고리즘을 광고나 수수료 수입과 직결되는 핵심 영업 기밀로 여기고 있는데, 이를 국가가 전부 손에 쥐게 된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중국 빅테크의 핵심 기밀이 국가에 완전히 넘어갔다"며 "앞으로 빅테크가 사회문제를 일으키거나 잡음을 낸다면, 중국 정부가 손쉽게 개입해 서비스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초강력 빅 브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챗·바이두·알리바바, 中 정부에 알고리즘 제출

    중국 정부의 인터넷 감독 기구인 국가 사이버 정보판공실은 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 등 중국 테크기업 24곳이 제출한 '핵심 알고리즘' 목록을 지난 12일 공개했다. 메신저 위챗, 동영상 앱 더우인(틱톡의 중국 서비스명), 검색포털 바이두, 알리바바의 쇼핑몰 티몰 등 14억 중국인이 즐겨 쓰는 앱 30개가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빅테크로부터 제출받은 알고리즘은 대부분 어떤 콘텐츠를 고객들에게 우선 노출할 것인지(순위 결정), 어떤 방식으로 맞춤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특성화 서비스)에 관련된 것들이다. 포털이나 동영상 앱에서는 콘텐츠 조회 수가 많을수록 광고 수익을 많이 얻는데 이를 위해선 '추천 콘텐츠'가 되거나 검색 결과 상단에 나와야 한다. 플랫폼 기업 수익 창출의 '비밀 키'로 꼽히는 요소들이다.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가짜뉴스, 여론 조작 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알고리즘을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한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정부가 기업의 알고리즘을 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지만 중국에서는 이러한 목소리가 전혀 먹히지 않은 것이다. 중국의 알고리즘 규제는 폭력적이고 해로운 콘텐츠로부터 이용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을 국가가 통제하게 되면서 결국 이용자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자국 빅테크 길들이기 일환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2020년 알리바바 창업주인 마윈이 '중국 당국의 금융 규제가 혁신을 질식시킨다'는 취지의 비판 발언을 한 뒤 시작된 '빅테크 길들이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8월 중국 당국은 "알고리즘 콘텐츠 추천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3월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 공안부 등 4개 부처가 공동으로 '인터넷 정보 서비스 알고리즘 추천 관리 규정'을 발표했다. 당국이 애국심 고취 등 '건전'한 것으로 판단하는 콘텐츠를 대중에게 우선 노출하고, 반대로 사회주의 체제 유지에 해가 된다고 판단하는 콘텐츠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규정은 "적극적으로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해야 하고 불법 정보를 전파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알고리즘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이용자 기록을 당국의 보안 심사와 감독 업무에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지난 4월 코로나 봉쇄로 불만을 표하는 동영상이나 글을 소셜미디어에서 차단하고, 작성자가 어디에 사는지 위치를 공개하기도 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 정부는 검열과 삭제 위주로 인터넷 통제 정책을 펼쳐왔는데, 이제는 기업이 친정부 또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콘텐츠만 내보낼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확실히 장악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중국 빅테크 기업이 정부에 제출한 핵심 알고리즘
    기고자 : 장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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