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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說] 공익신고자 김태우 유죄, 이러면 누가 권력 비리 고발하나

    발행일 : 2022.08.13 / 여론/독자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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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이 문재인 정권 때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했다. 1심과 마찬가지로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를 인정했다. 이 판결을 대법원이 확정하면 김 구청장은 직을 잃는다.

    김 구청장은 정권 초 청와대 특감반원 당시 수집한 권력형 비위 의혹 30여 건을 세상에 알렸다. 최종 유죄판결을 받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이 포함돼 있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런 비리는 영원히 은폐됐을 것이다. 그런데 법원은 폭로 내용 30여 건 중 4건에 대해 유죄로 판결하면서 "(그의 고발이) 인사와 감찰이라는 국가 기능에 위협을 초래할 위험을 야기했다"고 했다. 국가 기능에 위협을 초래한 것은 정권의 블랙리스트와 감찰 무마 아닌가.

    법원은 또 "수사기관 고발이나 감사원 제보 등 제도적 절차를 통해 얼마든지 관련 의혹을 제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정권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언론에 폭로한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다. 세상이 이렇게만 돌아간다면 국가가 공익 신고자 보호 제도를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권력형 비리는 99% 내부 고발로 세상에 알려지지만 고발자는 당장 권력 내부의 보복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발자는 자신을 보호하려고 언론을 통해서도 비리를 세상에 알린다. 국가가 공익 신고 제도를 통해 내부 고발자를 보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구청장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문 정부 당시 국민권익위원회조차 그를 공익 신고자로 인정했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 신고와 관련해 신고자의 범죄 행위가 있을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김 구청장이 고발한)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행위는 법 규정상 공익 침해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그의 폭로가 공익 신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국민권익위와 반대로 본 것이다. 법을 협소하게 적용해 법의 궁극적 목적인 사회 정의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법원은 김 구청장 개인의 비위 혐의를 거론하면서 "범행 동기도 좋지 않다"고 판결했다. 내부 고발자에 대한 가장 상투적인 공격이 그의 도덕성을 흠집 내는 것이다. 윤영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은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고 했고 조국 당시 민정수석은 "희대의 농간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개울물을 흐리고 희대의 농간을 부린 것은 결국 문재인 청와대로 밝혀졌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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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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