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농어촌 자율高 "자사고처럼 우리도 살려달라"

    김태주 기자

    발행일 : 2022.08.13 / 사회 A10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8개교 교장, 정부에 대책 촉구 회의

    "농어촌 자율학교 좀 살려주세요." 갈피를 못 잡는 윤석열 정부의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관련 정책 탓에 전국 농어촌 자율학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농어촌 자율학교는 지방 소도시·농어촌에 자리 잡고 있어 갈수록 정원이 줄어드는 애로점을 고려해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해준 곳. 고등학교 49곳, 중학교 4곳 등 지방에 53곳이 있다. 거창대성고, 부여고, 익산고, 합천고 등 지역에 뿌리내린 전통 학교들이 많다. 김대중 정부 시절 '농어촌 학교 살리기'를 취지로 도입됐다.

    이들 학교는 일반고이지만 자사고처럼 교육 과정이나 학생 선발 등에서 자율성을 가진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자사고 폐지 방침을 굳히면서 농어촌 자율학교까지 손을 댔다. 자사고가 없어지면 이곳으로 학생들이 몰려 또다시 고교 서열화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면서 농어촌 자율학교도 전국 단위 모집을 금지시킨 것이다. 2025년부터는 지역 학생들만 모집할 수 있게 했다.

    노심초사하던 53곳 농어촌 자율학교들은 윤석열 정부가 자사고 부활을 약속하면서 안도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최근 들어 자사고 존치·외고 폐지 방침이 혼선을 빚으면서 농어촌 자율학교는 어떻게 되는지 아무런 지침이 없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고민하던 농어촌 자율학교 교장들 중 8명은 지난 9일 모임을 갖고 정부에 대책을 촉구하는 회의를 열었다. 공주한일고, 거창고, 남해해산고, 풍산고 등 8개교 교장들이 모였다. 이들은 "농어촌 자율학교 전국 선발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면서 "전국에서라도 학생을 모으지 못한다면 정원을 채우지 못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폐교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사고는 살린다면서 (농어촌) 자율학교는 왜 아무 말이 없느냐"고 덧붙였다.

    엄살만은 아니다. 1973년 개교한 경남 남해해성고는 20여 년 전만 해도 전교생이 100여 명까지 줄면서 폐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2004년 농어촌 자율학교로 지정되면서 기사회생했다. 토론·발표 수업, 멘토링 등 교육 과정도 다르게 편성하고 전국 학생들을 모아 이젠 재학생이 275명에 달한다.

    충남 한 자율학교 직원은 "지금 우리 학교 입학생 중 50%는 전국 타 지역 학생이고 50%는 도내에서 온다"면서 "도내 신입생은 겨우 숫자를 맞추는 정도라 전국 신입생이 없으면 정원을 채울 수 없다"고 전했다.

    농어촌 자율학교들은 이 제도에 편입된 뒤로는 졸업생 중 상당수가 수도권 명문대에 진학하면서 '입시 명문'으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덕분에 "다른 농어촌 학교들은 다 무너지고 있는데 특정 학교만 특혜를 주는 건 불공평하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해당 자율학교들은 "인구 절벽으로 농어촌 학교들이 소멸하는 상황에서 '도시보다 더 잘 가르치고 공교육만으로도 대학을 잘 보내는' 농어촌 학교라면 농어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윤석열 정부가 농어촌 자율학교에 대한 별다른 정책 수정 방침을 내놓지 않으면 이들은 2025년 3월 신입생부터는 지역 일반고처럼 인근 학생들만 받아야 한다. 지방 소도시나 농어촌이란 특성상, 학생 수가 대폭 감소할 수밖에 없다. 교육부 담당자는 "(농어촌) 자율학교에 대해선 아무것도 확정된 바가 없다"면서 "현장 의견을 모아 연말까지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태주 기자
    본문자수 : 1660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