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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物相] 猛犬

    김태훈 논설위원

    발행일 : 2022.08.12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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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아내와 산책하다 시커먼 개가 맞은편에서 오는 걸 보고 기겁했다. 흑표와 마주 선 느낌이었다. 목줄을 했는데도 위협적이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카네코르소라는 맹견이었다. 무는 힘이 엄청나다고 소개돼 있다. 이로 무는 힘을 psi(제곱인치당 파운드)로 표시한다. 사람의 무는 힘은 약 150psi다. 맹견의 대명사인 도사견이 550psi인데 카네코르소는 700psi다. 물리면 뼈가 으스러지고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 개가 입마개도 하지 않고 돌아다닌다.

    ▶맹견일수록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주인 곁에 다른 사람이 다가가는 것을 경계한다. 주인 입장에선 맹수나 다름없는 개가 내겐 순한 양처럼 구니 좋아하는 것을 넘어 의지하는 감정까지 생긴다고 한다. 일부는 그런 맹견의 목줄을 당기며 통제하는 데서 자기만족을 느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런 사람이야말로 맹견을 키울 자격이 없다고 지적한다. 위험한 개를 과시용으로 달고 다니지 말라는 뜻이다.

    ▶애견 인구가 늘면서 어디를 가든 개가 넘쳐나고 개 물림 사고도 빈발한다. 2016~2020년까지 총 1만1152명이 개 물림 사고로 병원에 실려갔다. 해마다 2000여 건, 하루 6~7명꼴이다. 그런데도 많은 개 주인이 "우리 개는 안 문다"며 목줄조차 하지 않는다. 이러니 인터넷에 맹견 퇴치법 게시글이 뜨고,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주인이 벌금 물어요'같이 성토하는 글이 올라온다.

    ▶후년부터 맹견을 수입하거나 키우려면 시·도지사 허가를 받고 책임보험을 들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그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밝혔다. 현행법상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바일러 등 5종이다. 그러나 이 조치로 개 물림 사고가 줄어들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5종에만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한 법규도 비합리적이라고 한다. 맹견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사람 무는 개가 맹견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울산에서 8세 초등학생의 목을 물어뜯어 중상을 입힌 개도 5종에 포함된 맹견이 아니었다.

    ▶애견 문화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강력한 개 관련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그래야 사람뿐 아니라 개도 보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목줄을 하지 않은 개를 풀어놓은 견주를 현장에서 체포하고, 개가 사람을 물려고만 해도 경찰이 발포할 수 있다. 개 입마개조차 반대하며 무조건 개를 감싸고 도는 이들은 그런 태도가 오히려 개 혐오를 부추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기고자 : 김태훈 논설위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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