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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147) 꿈의 구장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

    발행일 : 2022.08.11 / 여론/독자 A3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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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아이오와주의 다이어스빌(Dyersville)은 인구 4000여 명의 작은 마을이다. 아무도 몰랐던 이곳이 1989년 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으로 온 세상에 알려졌다. 1982년 소설 '맨발의 조(Shoeless Joe)'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의 대성공 이후 매년 수만명이 꾸준히 이 옥수수밭 야구장〈사진〉을 찾아오고, 미국의 많은 다른 야구장도 이름을 '꿈의 구장'이라고 짓고 있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서는 바로 옆에 규격에 맞는 야구장을 건설, MLB 경기를 유치하는 계획을 세웠다. 영화 30주년이던 2019년부터 4000t의 모래, 2000t의 자갈을 쏟아 기반을 다지고 옥수수를 새로 심었다. 그리고 작년에 이곳에서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가 열렸다. MLB 역사상 처음으로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경기였다. 영화의 주연이었던 케빈 코스트너가 인사말과 시구를, 아이오와 출신 에릭 쿠퍼(Eric Cooper)가 주심을 맡았다. 선수들은 영화 속 시대와 같은 1910년대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했다. 펜스는 시골 농가에서 사용하는 합판으로 제작되었고, 스코어보드는 헛간 모양에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추가되는 점수를 붙이는 옛 방식이었다.

    비옥한 땅에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 거기에 세워진 백년이 넘은 농가의 풍경은 소박하다. 그리고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외야의 옥수수 줄기와 아이오와의 평원은 아름답다. 영화 속 장면처럼 마치 선수들이 옥수수 밭 속에서 걸어 나와 경기를 시작할 것 같은, 마술과 같은 평원이다. 지금도 이곳을 향하는 방문객의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리고 영화에서처럼 아버지와 아들은 캐치볼을 하고, 옥수수 밭에서 걸어 나오며 기념사진도 찍는다. 오늘, 2022년 8월 11일 저녁, 여기서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가 열린다. 금년에도 몇 개의 홈런 볼은 외야의 옥수수 밭으로 떨어져 사라질 것이다. 말 그대로 '꿈의 구장'에서 열리는 꿈같은 경기가 시구를 기다리고 있다.
    기고자 :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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