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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하나뿐인 다리 침수… 고열 아이 구하러 간 소방관

    한예나 기자

    발행일 : 2022.08.11 / 사회 A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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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녀가 열이 39도까지 오르는데, 폭우 때문에 다리에 장애물들이 쌓여 건너갈 수가 없어요."

    10일 오후 2시 19분쯤 경기도 양평소방서로 전화 한 통이 왔다.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의 한 마을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이곳은 약 40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인데, 지난 8일 밤부터 내린 폭우로 강을 건너 마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다리가 침수됐다고 한다.

    8일 밤부터 심재성(64)씨의 두 살짜리 손녀가 열이 심하게 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집에 있는 해열제를 먹여도 열은 내리지 않았고, 그마저도 다 떨어져가는 상황이었다. 하필 지난 8일 출근한 아이의 엄마도 다리를 이용하지 못해 10일까지도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열이 올라 보채는 아이를 보던 할머니가 발을 동동 구르다가 10일 낮 119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강 건너 맞은편에 119 차량이 도착했지만 할머니는 아이를 업은 채 차를 바라만 봤다. 다리 위에는 3일 동안 내린 비로 떠내려온 나무나 쓰레기 등이 잔뜩 쌓여 있었다. 주변에서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도 "이 다리를 어떻게 건너냐" "아이가 아픈데 어떡하냐"고 말할 뿐이었다.

    이때 양평소방서 개군119지역대 소속 최용수(25) 소방관이 다리를 건너오기 시작했다. 약 80m밖에 되지 않는 다리였지만 5분 넘게 이리저리 얽히고설킨 나무 등을 헤치며 강을 건넜다. 그리고 아이를 업은 할머니의 손을 잡고, 방해물을 치워가며 다시 다리를 건너갔다고 한다. 그렇게 두 살짜리 아이는 무사히 병원에 갈 수 있었다. 최 소방관은 올해 1월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이가 열이 많이 나는 상황에서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더 지체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방관으로서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했다.
    기고자 : 한예나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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