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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는 약속 안했다는데… 中 "사드운용 제한도 선서"

    이용수 기자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발행일 : 2022.08.11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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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장관 회담 하루만에 中정부 '3不 1限'까지 주장

    중국 외교부가 10일 주한 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가 대외적으로 '3불(不)·1한(限)' 정책을 선서했다"고 주장했다. 한중 외교장관도 전날 사드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3불'은 문재인 정부 초반인 2017년 10월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이 국회에서 사드에 대해 밝힌 입장으로, '미국 MD(미사일 방어) 참여,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 동맹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정부는 "3불은 약속이나 합의가 아닌 단순 입장 표명"이라고 했지만, 중국은 '3불'을 문재인 정부의 공식 약속으로 간주해 줄곧 이행을 요구해왔다. '1한'은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에 제한을 둔다는 뜻으로, 중국 관영 매체들이 몇 차례 거론했을 뿐 중국 정부가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시작된 사드 정상화 조치의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측이 전날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밝힌 '상호 안보 우려를 적절히 처리한다'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3불 1한'을 거론하며 "중국 측은 한국 정부의 '3불 1한' 입장을 중시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외교가에선 "문재인 정부가 사드 정식 배치를 미룬 이유가 '1한' 때문"이란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한중 정부 어느 쪽도 확인한 적은 없다. 그런데 이날 중국 정부가 '3불' 외에 '1한'을 문재인 정부의 '선서'라고 밝힌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강경화 당시 외교장관이 국회에서 밝힌 '3불'만 갖고도 군사 주권 포기 논란이 거셌는데, '1한'도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부가 국민 몰래 국익과 안보에 반하는 이면 합의를 중국에 해줬다는 얘기가 된다"고 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3불 얘기는 나왔지만 1한 얘기는 없었다"며 "중국이 이렇게 나온 의도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드 3불' 입장 표명에 관여한 당사자들이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본지는 당시 '3불'을 주도한 강경화 전 장관과 정의용 전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전날 한중 외교 장관은 '사드 3불' 문제로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모두 발언에서 "독립 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며 "서로의 중대 관심사를 배려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외부'란 미국, '중대 관심사'란 사드를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3불'을 이행하라는 것이다. 박진 외교장관은 "사드는 우리의 안보 주권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3불은 합의나 약속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 중국이 '사드 3불'을 고집할 게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에 힘써 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는 이날 양국 회담 내용 가운데 사드 부분만 별도로 정리해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서로 안보 우려를 중시하고 적절히 처리하도록 노력해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을 했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적절한 처리'는 '3불 이행'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날 중국 외교부가 '1한'까지 공식화함에 따라 앞으로 '적절한 처리'는 '3불 1한 이행'으로 의미가 확장될 전망이다.

    한중은 최근 사드 문제로 공방전을 이미 치렀다. 박진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중국이 한국과 (사드 3불을) 약속했으니 지키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새 관리는 과거의 부채를 외면할 수 없다"며 '사드 3불' 계승을 공개 요구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최근 중국 태도는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3불 1한'의 이면 합의를 해줬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사드 정상화에 나서자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 일각에선 중국이 '약속' '합의' 대신 '선서'란 표현을 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약속·합의는 쌍방 간 소통의 결과인 반면, 선서는 불특정 다수의 청중을 대상으로 한 일방적 의사 표명에 가깝다"며 "문재인·윤석열 정부가 모두 '약속이나 합의한 적 없다'고 나오자 '대외 선서'란 표현을 쓴 것일 수 있다"고 했다.

    2017년 4월 성주에 들어온 주한미군 사드 포대는 5년째 '임시 배치' 상태다. 박근혜 정부는 6개월 정도 걸리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정식 배치하려 했지만, 탄핵 정국에서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1년 이상 소요되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도록 방침을 바꿨다. 그러나 첫 단계인 협의회도 구성하지 않으며 사드 정상화를 미뤄왔고 미국 측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기고자 : 이용수 기자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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