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산은 자연입니까, 자원입니까?"

산림 분야 학도들과 만나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다. 갸웃거리던 학생들은 대부분 "자연"이라고 답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산은 자연이면서 자원이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63%가 산림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높은 산림률에 비해 임업적, 산업적으로 산림경영관리 수준은 선진국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 목재자급률은 16%에 불과하다. 매년 필요한 목재의 84%를 수입해서 쓰고 있으며 6조원의 비용을 국외에 지출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일본의 경우 2002년 18.8%였던 목재자급률을 2020년 41.8%까지 끌어 올렸다.

본인이 사는 집의 가구 중 국산 목재로 이뤄진 게 있는지 살펴보자. 식탁, 의자, 옷장, 침대, 바닥재, 벽지까지 목재가 다양하게 소비되고 있지만 국산재를 찾아보기는 힘들 것이다. 물론 구분이 어려울 수도 있으나 16%의 자급률에서 말해 주듯 대부분은 수입 목재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알게 모르게 나무를 이용한 생활이 자연스럽다. 평상시 공기를 인식하지 못하듯 나무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비슷한 개념으로 우리는 늘 산에 나무가 우거져 있어야 한다 생각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1973년부터 지금까지 약 200만ha의 산림에 약 115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2020년 기준 10년 이하의 숲은 전체의 4%, 11~20년 된 숲은 3%, 21~30년 된 숲은 11%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산림경영관리가 되려면 나무들이 연령대별로 고르게 분포돼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숲은 30년생 이하의 나무로 구성된 숲이 18% 정도에 불과한 그야말로 저출산 고령화된 숲이라고 할 수 있다.

과일을 재배하는 농부는 과일이 익으면 수확을 하고 소득을 얻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품종의 사과를 심고 가꾸는 경제활동을 이어간다. 나무를 심는 임업인도 수확을 해야 한다. 비록 몇 십년 세월을 투자해야 수확을 하지만 심고 가꾸고 베는(수확) 과정의 경제활동이 필요한 것이다.

앞서 제34대 산림청장으로 취임할 때 "선진국형 산림경영관리를 통한 산림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산림 정책 비전을 밝힌 것도 국민과 함께 이룬 산림녹화의 기적을 국민이 최대한 누리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선진국형 산림경영관리는 국제적 메가 트렌드에 맞게 보전할 산림은 철저히 보전하되 이용 가능한 산림은 조화롭게 이용해 산림이 가진 경제적, 환경적, 사회문화적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치 높은 수종을 심고 숲의 연령대별 구조를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고, 오래된 숲의 나무를 수확해 목조 건축 등 친환경 재료로 활용하고 선진국 수준으로 산림경영 인프라인 임도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 임업 기계화 촉진을 위한 전문기능인력 양성도 필수적이다.

이렇게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해 산주와 임업인이 일자리와 소득을 보장받고 국민들은 숲에서 건강한 삶의 질을 누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게 바로 '산림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것이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에서 진정한 '산림 선진국'으로 우리 함께 나아가자. 기고자 : 남성현 산림청장
본문자수 : 1577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