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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자기장(磁氣場)

    이지유 과학칼럼니스트

    발행일 : 2022.08.09 / 특집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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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 암석에 남은 자기장 흔적… 다누리(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가 조사한대요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지난 5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어요. 다누리는 12월 달 궤도에 진입해 달 상공 100㎞에서 하루에 12번 달을 공전하며 달 표면의 지도를 만들고, 우주 인터넷 통신 시험도 하고, 달 착륙 후보지를 탐색할 예정인데요.

    다누리의 임무 중 하나는 달의 자기장(磁氣場)을 측정하는 거예요. 자석이나 전류가 흐르는 물질 주변에는 자기력이라는 힘이 생겨나요. 자기장은 이 자기력이 영향을 미치는 공간을 이르는 말이에요.

    달에는 현재 자기장이 없어요. 그런데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켰다가 지구로 귀환시킨 미국의 '아폴로 계획'(Apollo Project)을 통해 달에서 가져온 암석을 조사해보니, 달에 자기장이 있었던 흔적이 있었어요. 그간 달에는 당연히 자기장이 없다고 여겨졌는데 이상한 일이지요. 다누리는 자기장과 관련된 달의 역사를 밝혀내려는 거예요.

    자기장 조사로 내부 구조 알 수 있어

    자기장을 조사하면 행성과 위성 같은 천체의 내부 구조를 알아낼 수 있어요. 천체에 자기장이 생기려면 크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요. 첫째로 내부에 금속이 풍부한 액체 상태의 핵이 대류(물질이 이동하며 열이 전달되는 현상)하고 있어야 해요. 둘째로는 행성이나 위성의 자전주기가 짧아야 해요. 즉, 자전 속도가 빨라야 한다는 거지요. 천체에 자기장이 생기기에 적당한 자전주기를 절대적으로 정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대개 이 두 조건을 갖추면 내부에 있는 액체 핵이 자전의 영향으로 회전하면서 전류가 흐르게 되고 천체 주변에는 자기장이 형성돼요.

    반면 천체 내부에 금속성 핵이 있지만 식어서 굳어진 경우나 자전주기가 너무 긴 탓에 자전 속도가 너무 느려 액체 상태의 핵이 움직이지 않으면 자기장은 생기지 않아요. 즉, 자기장이 있는 천체 내부에는 액체 상태의 금속이 있을 확률이 높다는 거지요.

    지구 내부에는 철과 니켈이 풍부한 액체 상태의 핵이 있고, 빠른 속도로 자전하기 때문에 지구에는 거대한 자기장이 있어요. 태양계 행성 중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가진 건 목성인데요. 목성의 내부에는 금속의 성질을 띤 액체 형태의 수소 핵이 있어요. 수소는 큰 압력을 받아 액체 상태가 되면 금속 성질을 띠지요. 또 목성의 자전주기는 9.925시간으로 24시간인 지구보다 짧답니다.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는 위성 가운데 유일하게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과학자들은 가니메데가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내부에 금속이 풍부한 액체 핵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어요. 그리고 너무 느리지 않게 자전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고요.

    자기장 있어야 오로라 생겨

    지구의 극지방에는 북극광(北極光)·남극광(南極光)이라 불리는 오로라가 나타나요. 초록색·붉은색·노란색 등 때에 따라 다른 색의 빛이 커튼처럼 휘날릴 때도 있고, 한 줄로 나타날 때도 있는데요. 이처럼 아름다운 오로라는 지구에 자기장과 대기가 있기 때문에 생겨요.

    태양 표면에서는 폭발 등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데요. 그러면서 태양에서 전기적 성질을 띤 강력한 고에너지 입자가 불어오는 태양풍(風)이 생겨요. 이 입자는 생물의 DNA나 세포를 이루는 분자 결합을 끊어 버리는 등 생명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요. 마치 날아다니는 표창과 같지요. 강력한 에너지로 지구 대기를 모두 날려버릴 수도 있고요.

    다행스럽게도 태양풍은 지구를 감싸고 있는 자기장에 막혀 지표에 도달하지 못해요.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태양풍 입자가 자기장 표면을 압축한 뒤 튕겨 지구 주변으로 갈라져 넘어가는 거지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몇몇 입자는 대기로 진입해요. 그리고 지구 자기장을 이루는 자기력선(자기장의 방향을 나타내는 선)에 걸려 북극이나 남극으로 끌려가지요. 그러다가 대기 중의 분자와 충돌하는데, 그러면서 오로라가 생겨요.

    태양계에서는 목성과 토성, 천왕성과 해왕성에 자기장과 대기가 있어요. 그래서 아름다운 오로라가 생기지요. 반면 화성에는 희박한 대기가 있지만 자기장은 없어서 오로라가 생기지 않아요. 과학자들은 화성 내부에도 금속이 풍부한 핵이 있었지만, 이 핵이 굳어버려 자기장이 생기지 않는다고 추정하고 있어요. 금성에는 짙은 대기가 있지만, 천천히 자전하기 때문에 자기장이 없어 오로라가 생기지 않지요.

    약해지는 지구 자기장

    만약 자기장이 없었다면 지구에는 최초의 세포가 생길 환경조차 조성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최근 천문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의 자기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해요. 지난 10년 사이 지구 자기장의 세기는 약 5% 약해졌대요. 지구의 자기장이 약해지고 있는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연구하고 있고요.

    이렇게 지구 자기장의 세기가 약해지면 자기장 표면을 뚫고 오는 태양의 고에너지 입자가 늘어나요. 입자는 자기력선에 끌려 극지방으로 몰리고, 그러면 극지방을 지나다니는 비행기는 태양의 고에너지 입자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져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극지방을 자주 다니는 비행기 조종사와 승무원의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고 경고하지요.

    오랜 시간이 흘러 결국 지구의 자기장이 아주 약해지거나 사라진다면, 대기와 바다가 사라지고 결국 생물도 함께 사라지게 될 거예요.

    [그래픽] 자기장(磁氣場)
    기고자 : 이지유 과학칼럼니스트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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