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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에는 송화만 6명… 관객에겐 得일까 失일까

    박돈규 기자

    발행일 : 2022.08.09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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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개막하는 뮤지컬 여주인공, 6명 멀티 캐스팅은 매우 드물어

    12일 개막하는 뮤지컬 '서편제'에는 송화가 6명이다. 배우 이자람·차지연·유리아·홍자·양지은·홍지윤이 여주인공 송화를 나눠 맡는다. 이청준 소설과 임권택 영화로 유명한 '서편제'에서 송화는 가장 중요한 배역이다.

    "심봉사 이 말을 듣고 눈을 희번덕거리며/ 이게 웬 말이냐 내가 지금 꿈을 꾸느냐/ 어디 어디 어디 내 딸 좀 보자/ 두 눈을 꿈쩍 꿈쩍 꿈쩍 꿈쩍 꿈쩍거리더니 번쩍, 떴구나~."

    눈먼 송화가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부르는 장면은 이 뮤지컬의 하이라이트. 이번에 관객은 먹물 같은 한(恨)을 토해내는 이 대목을 배우 6명의 다른 소리로 듣게 된다. 더블(한 배역에 2명), 트리플(3명), 쿼드러플(4명) 등 멀티 캐스팅은 한국 뮤지컬 시장의 특징이지만 '한 배역에 6명'은 10년 전 '캐치 미 이프 유 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만큼 매우 드문 사례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는 원 캐스트에 언더스터디(대역)를 둔다.

    송화 6명 가운데 이자람과 차지연은 초연부터 출연해 온 베테랑이다. 홍자·양지은·홍지윤은 미스트롯 출신으로 이번이 뮤지컬 데뷔 무대다. 이들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서편제' 프로듀서를 맡은 연출가 이지나는 "이자람은 범접 못 할 카리스마와 모든 걸 이겨낸 예인의 완성형이고, 차지연은 슬픔이 가득하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소진한다"고 설명했다. "유리아는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신세대적 송화다. 홍자는 소리에 비감(悲感)이 강하고 잘 인내하는 송화다. 양지은은 견디면서 강해지고 기운찬 소리를 내는 대기만성형 예인이다. 홍지윤은 명랑한 소녀가 성장하고 변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1인당 1주일에 1~2회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내일은 없다는 듯 에너지를 쏟아붓는다"는 낙관론도 있다. 하지만 6명과 따로 합(合)을 맞춰야 하는 앙상블 배우들에게는 힘겨운 일이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멀티 캐스팅은 제작사가 팬덤이 있는 스타를 기용하기 쉽고 관객에게 선택권을 주지만 6명은 너무 많다"며 "한 배역을 나눠 맡는 배우가 늘어날수록 연습 효율은 떨어지고 공연의 품질이 들쭉날쭉할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송화가 무려 6명이라니, 몇 번을 봐야 하는 거죠?" 한 관객이 예매처에 남긴 글이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 괴롭다는 뜻만은 아니었다. N차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에겐 다양하게 즐기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남자 주인공 동호는 배우 김동완·송원근과 국립창극단의 스타 김준수, 보이그룹 SF9의 재윤 등 4명이 나눠 맡는다. 6×4=24. 남녀 주인공의 짝은 24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공연은 10월 23일까지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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