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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하는 '재정 준칙' 마련해야

    강석준 前 재정경제부 통일연구관

    발행일 : 2022.08.08 / 여론/독자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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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지금 유엔 제재와 코로나 봉쇄 조치로 생필품을 공급하는 장마당까지 폐쇄된 극한 상황에 처해 있다. 평양 외곽과 단둥에서 나진·선봉 사이의 북·중 국경선 인근 주민 가운데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처참한 집단적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5월 중순 두만강 유역 검덕·대흥에서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해 시신 처리반을 파견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외화 고갈로 밀가루·대두박조차 수입이 끊겨 인민군이 주민을 약탈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정권은 4·25 당 창건 70주년 기념 대규모 집체 행사 등을 열어 평양은 물론 지방 도시까지 코로나가 만연하고 있다. 빈약한 의료 시설과 백신 부족으로 10만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식량 대부분을 생산하는 곡창 지역인 황해도와 평안도는 5~6월 유례없는 가뭄을 맞은 데다 코로나 창궐로 인력 동원이 불가능해 모내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고, 6월 말~7월 초 300㎜ 가까운 폭우로 큰 피해를 봐 올해 식량 부족 사태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그런데도 김정은 정권은 핵 개발에 빈약한 가용 자원을 모두 쏟아붓고 있다. 불법 해킹으로 지난해 11억3000만달러, 올해 2분기까지 10억9000만달러를 충당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제는 미국 CIA와 영국 MI5 등의 집중 규제로 이런 불법 외화 벌이는 더 이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 10년을 맞은 김정은은 그동안 이복형 김정남 암살, 고모부 장성택을 비롯한 측근 처형 등 27명 이상을 공개 총살하는 공포 정치를 계속해 왔다. 지금 핵심 측근들은 유사시 이판사판으로 암살 및 쿠데타 등을 일으켜 김정은 제거 및 축출에 나설 수 있다고 휴민트 통신과 탈북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로타어 데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는 "베를린 장벽은 저절로 무너진 것이 아니라 동독 주민이 무너뜨린 것"이라며 "북한 주민의 자유에 대한 갈망이 통일의 중요한 변수이며, 독일처럼 남북한 통일은 다가올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상황도 북한 급변 사태가 한국 주도 통일로 이어지기에는 지금이 가장 좋은 환경이다. 우선 외교·안보 면에서 최근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그동안 폐지되었던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실시되고, 한국이 나토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한미 동맹에서 나토까지 동맹의 외연이 확장됐고, 한·미·일 협력이 강화된 것도 좋은 조짐이다. 중국은 한국 주도 통일을 가장 꺼리지만 북한 급변 사태 시 한반도에 개입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다한 방역 통제와 규제 강화로 0.4% 초저성장 시기를 맞고 있는 데다 "중국이 미군과 직접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는 주장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설득력이 없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몰입되어 한반도 문제에 깊이 개입할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의 준비 상태다. 동·서독은 과거 소득 격차가 3대1 정도였지만 대량 이민을 방지하기 위해 매년 서독 GDP의 5% 이상인 1000억달러를 30년간 동독 주민 소득 보전을 위한 재정에 할당했다. 남북의 소득 격차는 현재 60대1에 달한다. 북한 주민이 남한에서 한 달 일해서 받는 임금이 북한에서 5년간 받는 소득에 이르기 때문에 국경이 무너지면 북한 주민이 대거 남하해 대규모 난민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급변 사태 시 한시적 경제적 국경선(Temporary Economic Border)을 설치해야 한다. 지금은 남북의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재정 준칙을 마련하고 전 정권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텅 빈 국가 재정을 건전화해야 한다.
    기고자 : 강석준 前 재정경제부 통일연구관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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