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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기고 보자'는 한국 골프, 윤이나만의 문제인가

    민학수 스포츠부 차장

    발행일 : 2022.08.08 / 스포츠 A2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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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야드 장타를 날리며 첫 우승까지 했던 대형 신인 윤이나(19)의 '오구(誤球) 플레이 은폐와 늑장 신고 사건'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세계 여자 골프의 최강으로 자부하는 한국이 실상은 골프의 기본 정신을 훼손하더라도 어떻게든 이기는 골퍼를 키워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이나는 어릴 때부터 각종 주니어 대회를 휩쓸고 대한골프협회(KGA)가 운영하는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 무대에 뛰어든 엘리트 출신이다.

    엘리시안 제주에서 7일까지 나흘간 열린 KL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현장에서도 두세 명만 모였다 하면 윤이나 이야기였다. 당시 선수와 캐디, 코치, 부모가 등장인물로 나오는, 밑도 끝도 없는 뜬소문까지 나도는 '스캔들'이 돼버렸다.

    "요즘엔 하늘에도 CCTV가 있다는데 어린 선수는 물론이고 부모와 코치, 캐디까지 그걸 감추려고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부터 "붙임성도 좋고 그렇게 멀리 치는 애는 처음 보았는데 재능이 너무 아깝다"는 동정론까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윤이나에 대해선 의견이 갈려도 대부분 "규칙 위반 근절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입을 모은다. 그만큼 규칙 위반 사례가 많이 있어 왔다는 방증이다.

    윤이나는 지난 6월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홀(파4)에서 티샷을 한 뒤 오른쪽 러프에서 공을 찾다가 자신의 볼이 아닌 다른 볼로 경기했다. 윤이나는 그린에 올라가서 자신의 공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당시 코치와 캐디, 부모까지 상황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한 달 뒤에야 자진 신고했고, 상반기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25일 사과문과 함께 투어 활동을 중단했다. 2벌타를 받으면 끝날 일을 이렇게 키운 건 어른들 책임이 더 커 보인다.

    최근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도 소위 '알까기(공이 없는 곳에 슬며시 공을 놓고 치는 속임수)' 사건이 벌어져 시끄럽다. 대한골프협회는 곧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윤이나의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그리고 KLPGA 투어의 징계가 뒤이을 예정이다. '이기고 보자'는 분위기를 내버려둔 이들 단체도 스스로 징계를 자청해야 할 것이다.
    기고자 : 민학수 스포츠부 차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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