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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발행일 : 2022.08.08 / 특집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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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든과 마신 커피값도 기록했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베토벤 이야기

    ◆임현정 지음 l 출판사 페이스메이커 l 가격 1만6000원

    이 책의 저자는 임현정 피아니스트입니다. 평소 베토벤을 존경해온 그는 총 3000쪽에 이르는 베토벤의 편지와 베토벤에 관한 각종 서적을 섭렵했다고 하는데요. 저자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녹음해 발표한 음반으로 2012년 빌보드 클래식 종합 차트와 아이튠스 클래식 차트에서 나란히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책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저자가 연주한 베토벤 음악을 감상하며 독서할 수 있지요.

    그는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에서 현대인에게 왜 베토벤 음악이 필요한지 알려주고, 그의 음악이 어떻게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 됐는지 살펴봅니다. 베토벤이 살면서 겪은 고난과 투쟁을 조명하며 틀에 얽매이지 않은 그의 예술성을 보여주는데요. 특히 그가 청각 장애와 낮은 사회적 계급으로 느꼈을 좌절감을 들여다보고, 이런 정서적 문제를 초월하는 과정과 이후의 생애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저자는 베토벤이 악보를 쓰는 것을 "오선지 위에 운명과 치른 투쟁을 그렸다"고 빗대어 표현해요. 베토벤은 자신의 노트에 "체념, 받아들임, 받아들임!"이라는 문구를 적기도 했다는데요. 그가 심적 고통에서 벗어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에요. 저자는 베토벤이 고결하고 완전무결한 성인(聖人)이어서 우리에게 불멸의 영감으로 남은 것이 아니라, 고난에 굴하지 않고 우리와 똑같이 주어진 선택의 순간에 충실했을 따름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저자 말마따나 우리는 흔히 클래식 음악을 지루하거나 고지식하며 특별한 교육을 받아야만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역사에 이름을 떨친 위대한 음악가의 작품이라며 그들의 음악과 삶이 신격화된 것도 한몫할 거예요. 그러나 스승인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하이든과 만나서 마신 커피 가격까지 가계부에 상세히 적어 내려간 베토벤의 일생을 읽다 보면 그가 단지 역사 속 고루한 인물이나 신성(神聖)한 존재가 아닌,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악성(樂聖·뛰어난 음악가) 베토벤이 아닌 인간 베토벤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베토벤은 자신과 깊은 우정을 나눈 안나 마리 폰 에르되디 백작 부인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우리는 오직 고통과 즐거움을 위해 태어났으며, 우리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은 고통에서 기쁨을 이끌어내는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고통을 위해 태어났다고 말하기까지 베토벤은 얼마나 깊은 고뇌 속에서 번민했을까요? 그리고 이런 결론을 이끌어내기까지 어떤 성숙 시간을 거쳤을까요? 베토벤의 삶과 그의 음악을 이해해보는 책을 통해 직접 답을 찾아보세요.

    기고자 :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37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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