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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펜타포트 무대서 오열 "엄마 나라 한국… 눈물 못 멈춰"

    윤수정 기자

    발행일 : 2022.08.08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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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한공연 미셸 정미 자우너

    "당신이 없다면 이곳이 무슨 의미가 있죠?(What's this place if you're not here?)"

    6일 인천 연수구에서 열린 펜타포트록페스티벌 무대에 선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미셸 정미 자우너·33)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곡 '더 보디 이스 어 블레이드'를 부르던 때. 배경에는 어릴 적 자신과 엄마의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

    공연 직후 현장에서 만난 미셸은 "한국이란 나라 자체가 엄마와 맞닿아 있는 공간이란 생각에 감정이 요동쳤고, 멈추기 어려울 정도로 울음이 터졌다"고 했다. 한국인 엄마,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그의 미들네임 '정미'는 모친의 이름과 같다.

    미셸은 지난해 펴낸 'H마트에서 울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추천 도서, 뉴욕타임스·아마존 '올해의 책'에도 꼽혔다. H마트(미국의 한국 식료품 체인)에 갈 때마다 2014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추억이 떠오른 일화를 절절하게 풀어낸 책. 미셸은 "다른 엄마들처럼 우리 엄마도 자식에게 베푸는 가장 큰 사랑이 '잘 차려진 밥상'이라 생각했다. 덕분에 내 위장이 한식 없인 살 수 없게 됐음을 적은 책"이라고 했다. 이날도 "'코리안 브렉퍼스트'로 김치찌개를 먹었다"고 했다.

    올해는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로 한국을 찾았다. 올 초 64회 그래미상 2개 부문 후보, 2017년 2집 앨범을 롤링스톤 '올해의 앨범 50'에 올린 미셸의 또 다른 이름. 남편인 '피터 브래들리'도 기타리스트로 함께 무대에 섰다.

    미셸에게 문학과 음악은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공간이었다. 첫 책에서 한식의 기억을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연결시켰다면, 2016년 데뷔 앨범 '사이코폼프'에는 호전이 없자 암 치료 자체를 포기한 엄마를 지켜본 슬픔을 담았다. 지난해 3월엔 전작보다 밝아진 3집 '주빌리(Jubilee·이스라엘에서 50년마다 선포되는 안식년)'를 선보였다. "엄마가 떠난 슬픔에 대해 많이 쓰다 보니 어느 정도 그 감정이 해소됐고, 이제는 그 이상의, 내가 하고픈 이야기를 해야겠다 생각했죠."

    다만 미셸은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내가 항상 아웃사이더 같았다. 내가 속해 있을 공간을 창조하고 싶단 생각이 좋은 '예술적 선물'이 됐다"고 했다. "이젠 혼혈이거나 어디 섞이지 못 한 이들이 내 음악과 책으로 위로받았다는 말에 감사하고, 스스로도 '이젠 아웃사이더가 아니구나' 위로를 받아요."

    미셸은 조만간 "'한국에서 1년 살기'를 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1년만 살면 모든 물건이 있는 편의점처럼, 다채로운 면을 가지게 될 거야"란 모친의 생전 조언 덕분. "한국에서 그날그날 일을 기록하고 그걸 모아 두 번째 책을 낼 거예요. 한국어를 배워 큰 이모(성우 이나미)와 대화도 자유롭게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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