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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에 핀 진달래(영문 문예지 '아젤리아')… K문학, 15년째 '활짝'

    이영관 기자

    발행일 : 2022.08.08 / 문화 A16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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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15년 '아젤리아' 편집장 이영준 경희대 교수

    미국 하버드대학 한국학연구소가 발행하는 영문 문예지 '아젤리아(AZALEA:진달래)'가 최근 창간 15주년을 맞았다. 창간호부터 편집장을 맡아온 이영준(64)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교수는 "BTS 노래 가사로 한국어를 독학한 독일인 제자가 있을 정도로 최근 한류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문학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새발의 피"라며 "문학을 통해 한국을 깊이 있게 알리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아젤리아는 '문학 한류'의 산증인이다. 1997년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에서 김수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가 한국 문학 번역의 난경을 극복하고 한국 문학을 세계에 소개하기 위해 창간한 문예지다. 한국 고전 문학과 1990년대 이후 한국 문학을 영어로 번역해 실어 왔다. 이 교수는 "드라마 등 한류가 시작되면서 미국의 젊은 층들이 최근 문학 작품을 읽고 싶어하는 수요를 충족하며 초기부터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했다.

    2013년 아젤리아에 새로 영역해 실은 '홍길동전'은 한국 고전 소설 중 처음으로 '펭귄 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됐다. 영미권 대학의 대표적인 한국 문학 수업 교재로 자리 잡기도 했다. 하버드대, UCLA, 런던대 등 10여 개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하고, 50여 개 대학의 도서관에서 정기 구독 중이다. 최근 코로나로 종이책 발행 부수는 줄었지만, 전자책은 학술 전문 사이트에서 매 호마다 다운로드 3000건을 기록한다.

    이 교수는 "가시적으로는 '홍길동전'이 가장 큰 성과이나, 영미권 대학 수업의 주요 레퍼런스로 자리 잡은 게 의미가 크다"고 했다. 그는 "한국 문학을 수업 교재로 가르치지 않으면 미국 사람들은 잘 사서 보지 않는다"며 "대학을 통해 문학을 알리는 효과가 크다"고 했다. "문학을 읽으며 두 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려면 시간 투자가 필요합니다. 학생들은 시간 투자를 해야만 하고, 인터뷰 등에서 한국 문학을 소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 줍니다."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아젤리아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영하, 신경숙 등 작가 중심의 편집 방식을 최근 이슈 중심으로 바꿨다. 작년 '젠더'에 이어, 올해는 'LGBTQ(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 특집. 미국 대학에서 궁금해하는 한국 문학의 이슈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처음엔 주로 한국의 젊은 작가를 소개했는데, 한류가 계속되니 자발적으로 번역되는 작품들이 많아졌습니다. 작품 소개뿐 아니라 한국 문학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2차 자료를 제공할 것입니다." 다음 호는 '한국 전쟁'을 다룰 계획. "문학은 감정의 표현이라, 그 감정을 무엇이 구성하고 있는지 아는 게 중요합니다. 오늘날 한국인을 설명하는 데 빈 부분을 찾아 한국 문화를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습니다."

    "한국 문학은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작품의 매력과 보편성을 해외에 설명할 준비가 더 필요해요. 소수자 문제가 미국에서는 공론화됐지만, 우리 사회와 평단은 거대한 문학적 변동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우리 문학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게 문학 연구가 뒷받침돼야 하고, 정부는 장기적 관점을 갖고 번역 등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의 바람은 앞으로도 한국 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것. "아젤리아 하면서 점점 한국 문학이 세계의 메인 스테이지 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저는 죽을 때까지 이 일을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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