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편집자 레터] 좋은 영화, 좋은 시간

    곽아람 Books 팀장

    발행일 : 2022.08.06 / Books A17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우리는 매력적인 사람을 보면 사진 찍기 원하고 귀에 감기는 노래를 들으면 따라 부르려 한다. 영화에 이목구비가 있다면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그 초상을 그려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김혜리 산문집 '묘사하는 마음'(마음산책) 중 한 구절을 옮겨보았습니다. 영화 전문지 기자인 저자는 이자벨 위페르, 톰 크루즈 등을 다룬 배우론, '옥자'나 '스타워즈' 등의 영화에 대한 리뷰를 엮은 책의 머리말에서 "내게 허락된 재료로 방금 본 영화와 비슷한 구조물을 짓고 싶었다"면서 본인이 영화를 따라다니며 한 일은 '묘사'에 가장 가까울 것 같다고 말합니다.

    서평 담당 기자가 책을 '따라다니며' 하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정된 시각적 이미지가 있는 영상에 대한 인상을 글로 옮기는 일을 얼굴 묘사에 비긴다면 읽은 이들 각자에게 고유한 이미지로 남는 책에 대한 글을 쓰는 일은 추상화에 좀 더 가까울까요? 책에도 이목구비라는 게 있는 것일까, 고민해 보았지만 답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좋은 영화'와 '좋은 책'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글 쓰는 이의 마음결은 결국 비슷할 텐데 말이지요.

    "우리는 기상천외한 사건이 아니라 양질의 시간을 찾아 영화관에 간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인간은 보통 잃어버린 시간, 놓쳐버린 시간, 또는 아직 성취하지 못한 시간 때문에 영화관에 간다"는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의 말을 인용하면서요. 한 친구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혼자 시간과 세계를 장악하는 느낌이 좋아서 책을 읽는다." 책이든, 영화든 인간이 예술을 향유하는 이유는 결국 '좋은 시간'을 누리기 위해서 아닐까요?
    기고자 : 곽아람 Books 팀장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83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