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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은 잊어라! 실내 기온 16도의 아이스쇼

    강릉=박돈규 기자

    발행일 : 2022.08.05 / 문화 A1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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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강릉하키센터서 'G쇼' 개막

    가로 60m, 세로 30m의 '빙판 무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폭염특보가 발효된 날이었지만 강릉하키센터에는 냉기가 올라왔다. 실내 기온 16도. 전국에서 이보다 더 시원한 공연장이 있을까.

    국내 최초의 미디어아트 아이스쇼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4일 취재진에게 먼저 공개됐다. 'G쇼: 드래곤 플라워'는 공연장도 줄거리도 출연진도 특별했다. 공통점은 '제2의 삶'.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장은 공연장으로, 수로부인 설화는 이야기 뼈대로, 전직 국가대표 스케이터들은 배우들로 각각 변신 중이었다.

    ◇빙판에 펼쳐지는 바닷속 세상

    병든 어머니(수로부인)로부터 용왕과의 추억을 전해 들은 아들 융이 용의 꽃(철쭉)을 꺾으러 절벽에 올라가다 바다에 빠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7000인치 몰입형 스크린과 빙판 위에 일렁이는 미디어아트가 관객을 바닷속으로 데려간다. 용궁에 도착한 융은 수영(스케이팅)을 배우면서 공주 해나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를 짝사랑해온 탄이 배신감에 반란을 준비하면서 긴장이 높아진다.

    'G쇼'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수로부인 설화로 이야기를 짰다. 출연진 대부분은 국가대표나 상비군으로 활약하다 은퇴한 스케이터들. 스파이럴(활주), 아라베스크, 트리플 악셀 등 멋진 피겨 동작들이 빙판을 수놓았다. 음악을 시각화해 감정을 전하는 솜씨가 있었다. 피겨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이날 시연회에서 융을 연기한 김현은 "4년 전에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좀 방황했다"며 "이렇게 감사한 기회를 만나 이제 배우라는 꿈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이 공연은 3D 플라잉으로 높이 16.5m의 허공까지 무대로 사용했다. 하지만 넓다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아이스쇼의 밀도가 아쉬웠고 대사 전달이 매끄럽지 않아 산만해지는 대목도 있었다. 가족 관객을 겨냥한 볼거리와 재미를 갖춘 '피서 공연'이지만 완성도는 보강이 필요해 보였다.

    ◇평창올림픽 유산의 재활용

    'G쇼'가 공연될 강릉하키센터 옆에는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 있었다. 요즘 흥행 중인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물 위에 배를 띄우지 않고 이곳에서 해전(海戰)을 촬영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빌려 판옥선, 안택선 등이 들어가는 초대형 실내 세트장으로 삼은 것이다. 김한민 감독은 "학익진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통제된 환경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아이스쇼 공연장이 된 강릉하키센터도 평창올림픽 유산을 재활용한 사례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동계올림픽 시설을 이용해 강릉시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G쇼'가 관광 자원이 될 수 있을지 잠재력을 가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언어극 '난타' '점프'에 이어 'G쇼'를 만든 최철기 총감독은 "스케이트 선수들을 배우로 바꾸려면 시간과 경험이 좀 더 필요하다"면서 "드라마가 있는 아이스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9월 4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에 공연한다.
    기고자 : 강릉=박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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