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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먹는 하마일 줄이야…" 부산·대구 골칫거리 된 트램(노면전차)

    박원수 기자 박주영 기자

    발행일 : 2022.08.05 / 영남 A1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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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예상보다 돈 2배 더 들어"
    市, 정부와 비용분담 놓고 신경전

    친환경 신교통 수단인 '트램(노면전차)' 도입을 놓고 부산·대구 등 영남 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구는 네 번째 도시철도를 '트램'으로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경제성' 문제 등으로 모노레일로 방향을 틀었고 부산은 실제 설계 과정에 사업비가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 뛰자 비용 부담 문제로 고민 중이다.

    부산·대구 등지서 도입하려 계획한 '트램'은 열차 상단에 부착된 배터리를 동력으로 해 도로에 깔린 레일 위를 달리는 '노면전차'다. 전기로 움직이니 공해가 없고 전용 레일로 다녀 지하철의 정시성(定時性)도 갖춘 것이 장점이다. 유럽 등에서처럼 관광 명물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부산에선 오륙도선과 북항선 등 두 노선의 트램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오륙도선은 지난 2019년 1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트램 실증 노선' 공모에서 수원·성남 등 네 도시와 경쟁을 벌여 부산이 선정되면서 가시화됐다. 당시 국내 첫 트램 도입으로 주목받았다. 당초 계획은 470억원을 들여 남구 대연동 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남구 용호동 이기대 입구 간 1.9㎞에 트램을 도입한다는 것이었다. 사업비 470억원 중 110억원은 국토교통부 연구개발 사업비로, 나머지 360억원은 부산시 부담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트램 노선 1㎞당 250억원으로 잡아 산정됐다.

    그러나 설계하는 과정에 암초가 나타났다. 실제 건설비를 계산해보니 사업비가 906억원으로 나왔다. 사업비가 예상보다 436억원 늘었다. 부산시는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 등과 사업비 증액분을 국비와 시비 6대4로 분담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이다. 만일 협의가 잘 안 되면 당초 예산 470억원 내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 사업비 내에서 공사할 경우 규모가 노선 1㎞, 정거장 3개로 축소된다. 또 안전한 차량 운행을 점검하는 검수 시설과 직원 사무실 등 여러 시설도 지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사람들이 실제 이용하는 노선이 아니라 말 그대로 '실증 연구'만 하는 노선이 되는 셈이다.

    북항트램도 비슷한 상황이 빚어졌다. 북항선은 482억원을 들여 도시철도 1호선 중구 중앙동역~국제여객터미널 2.4㎞ 구간(북항재개발지)에 건설될 계획이었다. 공사비는 부산항만공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 노선 또한 설계에 들어가면서 실제 사업비가 1001억원이 돼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결국 논란 끝에 늘어난 사업비를 부산항만공사가 추가 부담하기로 했다.

    대구시의 '트램'은 아예 모노레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대구시는 네 번째 도시철도인 총연장 30.1㎞의 순환선을 트램으로 건설할 계획이었다. 이 노선 중 서대구역~안지랑역 구간 노선 6.7㎞를 우선 시범적으로 도입한다는 게 당초 계획이었다. 그러나 민선 8기가 출범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트램은 비경제적이고 대구시와 어울리지 않는다. 서울은 50년 전에 폐지했는데 이걸 다시 부활시키겠다는 것은 시간을 거꾸로 가는 것"이라며 트램 도입 계획 변경의 뜻을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 추진하던 트램의 사업비가 당초 예상보다 2배 정도 상승한 1㎞당 500억원에 이르는 등 경제성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트램 사업비는 1㎞당 600억~650억원인 모노레일과 큰 차이가 없다"며 "하지만 모노레일은 도로 차선을 잡아먹는 트램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던 트램 방식의 도시철도 순환선 계획안을 철회하고 2025년까지 모노레일 방식의 새로운 순환노선 구축을 위한 용역을 하는 등 트램 방식의 도시철도 건설 사업 계획 변경에 들어갔다.

    한국교통연구원 안정화 박사(철도정책·안전연구팀장)는 "'트램이 낫다, 모노레일이 낫다'는 식으로 예단하는 것보다 해당 지역의 도시 구조와 지형, 교통 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어느 방식이 더 좋을지 결정하고 도입해야 하는 문제"라며 "트램 도입 여부는 현재와 미래의 환경을 둘 다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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