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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의 간신열전] (146) 3년 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은 새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발행일 : 2022.08.04 / 여론/독자 A3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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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사마천 '사기' 골계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다. 제나라 위왕(威王)이 수수께끼를 좋아하고 밤새 술 마시기를 즐겨 나랏일은 돌보지 않고 신하들에게 맡겨버렸다. 이에 문무백관들은 문란해지고 제후들은 서로 제나라를 넘보며 침략하니 나라 존망이 위태롭게 되었다. 주변 신하 가운데 감히 간언하는 자가 없었다. 순우곤(淳于?)이라는 자가 수수께끼를 핑계로 간언을 했다.

    "나라 안에 큰 새가 있는데 대궐 뜰에 있으면서 3년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있습니다. 어떤 새인지 아시겠습니까?"

    "그 새가 날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일단 날았다 하면 하늘을 덮고, 울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일단 울었다 하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다음 날 왕은 신하들과 함께 순시하였다. 먼저 즉묵(卽墨) 지역으로 갔다. 논밭이 잘 경작되어 있었으며, 작황도 순조로워 백성들 얼굴이 여유로웠다. 왕은 즉묵의 대부(大夫)를 불러 "이만큼 잘하는데 그대를 비난하는 소리가 높은 것은, 내 측근에게 뇌물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고 1만 호를 봉토로 주었다. 다음에 간 아(阿) 지역은 논밭이 황폐하고 백성들 얼굴 또한 어두웠다. 왕이 이곳의 대부를 꾸짖었다. "이런데도 그대를 칭찬하는 소리가 내 귀가 따갑도록 들리는 것은 내 측근에게 뇌물을 보내고 있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돌아온 왕은 전국 72현 현령을 소집하여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시행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여불위 '여씨춘추' 중언(重言)편에도 나온다. 중언이란 임금이 말을 무겁게 하라는 뜻이다. 거의 같은 내용인데 주인공만 초나라 장왕(莊王)으로 나온다. 위왕과 장왕 모두 젊어서 임금에 올라 누가 충신이고 누가 간신인지를 알 수가 없었기에 이런 고육지책을 써서 충간(忠奸)을 가려낸 다음에 신상필벌을 분명하게 했다. 그러고 나서 나라는 잘 다스려졌다.

    공사(公私) 구분 불투명과 잦은 말실수로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대통령이 마음을 다잡는 데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정리해보았다.
    기고자 :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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