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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통째 미분양에 '줍줍(무순위 청약)'까지 미달

    정순우 기자 신수지 기자

    발행일 : 2022.08.04 / 종합 A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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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기 지역 서울·경기도
    청약 시장까지 얼어붙어

    지난달 27일 진행된 경기도 성남시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의 무(無)순위 청약은 74가구 모집에 27명만 신청했다. 이 단지는 지난 5월 처음 청약을 접수했는데, 당시 당첨자 전원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단 1채도 팔리지 않았다. 수도권 인기 주거지로 꼽히는 성남에서 아파트 단지가 통째로 미계약되고,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무순위 청약까지 절반 넘게 미달하자 분양업계에선 "경기가 생각보다 훨씬 안 좋다"는 평가가 나왔다.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 여전한 가운데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청약시장까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작년까지 '분양만 하면 완판(完販)'으로 통하던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 미분양 단지가 속속 생기고, '줍줍'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던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을 해소 못 하는 단지가 여럿이다. 이에 과거 주택 시장 침체기 때 유행했던 청약 신청자에게 외제차나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파격적인 마케팅까지 등장했다.

    ◇'로또'는 옛말…무순위 청약도 미달 속출

    3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말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1.7대1로 집계됐다. 작년 평균 경쟁률(19.8대1)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작년 12월 1만7710가구에서 올해 6월 2만7910가구로 58% 늘었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은 1509가구에서 4456가구가 돼 3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청약 불패'로 통하던 서울에서도 올해 청약에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도봉구 창동 '창동 다우아트리체'는 지난달 무순위 청약에서 63가구 중 60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5월 최초 청약 때는 12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지만, 전체 89가구 중 63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는데 무순위 청약도 수요자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지난 6월 말 입주를 시작한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분양가를 15% 할인하는 파격 혜택을 내걸었지만, 전체 216가구 중 26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무주택 실수요자까지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부담감에 몸을 사리면서 미분양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비정상적인 '거래 절벽'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청약 시장까지 침체에 빠지면서 당분간 집값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제차 드려요" 미분양 해소 '몸부림'

    청약 시장까지 인기가 시들해지자 일부 분양 현장에서는 미분양을 방지하기 위해 파격적인 경품을 내거는 마케팅이 등장했다. 이달 2~3일 청약을 접수한 경기도 하남시 오피스텔 '미사 아넬로 스위첸'은 청약 신청자 중 50명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하고, 계약자 중 추첨을 통해 제공하는 경품으로 BMW 미니 차량을 내걸었다. 경북 칠곡군에서 분양한 '왜관 월드메르디앙' 역시 추첨을 통해 명품 핸드백과 의류 건조기, 무선 청소기 등을 경품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분양이 심각한 대구에서는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정액제 등 금융 혜택을 내거는 현장이 많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작년 5월부터 미계약 물량을 해당 지역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분하는 규정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과거 집값 상승기에는 무순위 청약에 과도하게 수요가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신청 대상을 제약하는 것이 필요했지만, 주택 시장이 가라앉은 시기엔 오히려 사업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역 주민만 무순위 청약을 할 수 있는 규정이 다른 수요자의 기회를 제한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요즘처럼 주택 경기가 꺾인 상황에서는 불필요한 규제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래픽] 지역별 미분양 주택 / 올해 수도권 주요 미분양 단지
    기고자 : 정순우 기자 신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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