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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자와히리(빈라덴 후계자) 발코니 나오자… 美, 드론으로 공습

    이현택 기자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발행일 : 2022.08.03 / 종합 A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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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1 테러 설계자 21년 추적해 응징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수 1주년을 앞두고 지난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의 수괴 아이만 알자와히리(71)를 제거했다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미국은 20년 넘게 알자와히리를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올해 초 그의 행방에 대한 첩보를 입수, 사살에 성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알자와히리는 그동안 미국인과 미국 공무원, 외교관 등을 살해하고 미국의 국익을 해쳐온 인물"이라며 "더 이상 테러 수괴는 존재하지 않으며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군과 중앙정보국(CIA)은 지난달 31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시내에 있는 알자와히리의 안가에 드론 공격을 했다. AP통신은 "미 정보 당국은 올해 초 알자와히리가 카불에 은신해 있다는 점을 파악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민간인 피해가 없는 최적의 시기를 찾아 작전을 실행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알자와히리의 가족은 물론 그 어떤 민간인도 다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반미 테러 집단을 향해서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우리 국민에게 위협이 된다면 미국은 당신을 찾아내 제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51년 이집트에서 태어난 알자와히리는 안과 의사 출신이다. 오사마 빈라덴에 이어 알카에다의 '2인자'로 활동하며 9·11 등 각종 테러를 설계해 온 인물로 꼽힌다. 지난 2011년 빈라덴이 파키스탄에서 미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된 이후에는 알카에다의 수장을 맡아왔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알자와히리에게 2500만달러(약 326억원)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미국은 이번 작전에 초정밀 유도 미사일인 '헬파이어(Hellfire)'를 사용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AFP통신은 "이번에 쓰인 무기는 헬파이어 미사일의 파생형 R9X일 것"이라고 전했다. R9X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개발된 미사일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개발됐다. 폭약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표적에 명중되기 전 6개의 날카로운 칼날이 순간적으로 펼쳐지며 목표물을 공격하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닌자 미사일'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외신들은 "일본 식칼로 자른 것 같은 효과가 있어 붙여진 별명"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지난달 31일 오전 6시 18분 미군 드론이 헬파이어 미사일 두 발을 쏘았을 당시 알자와히리는 카불의 은신처 발코니에 홀로 서 있었다"고 했다. 알자와히리 가족들도 같은 건물에 머물고 있었지만 이 미사일을 사용한 탓에 가족들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른 층의 유리창은 깨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 당국자는 "정확한 맞춤형 공습(precise tailored airstrike)"이라고 평가했다.

    미군은 지난 2017년 알카에다의 2인자였던 아부 알마스리를 제거할 때도 R9X 미사일을 사용했다. 당시 공개된 알마스리 탑승 차량의 사진을 보면, 차량 내부는 큰 피해를 봤지만 차량 앞면과 뒷부분은 멀쩡했다. 이번 공격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미군은 작년 8월에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폭 테러를 저지른 극단주의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헬파이어 미사일을 사용했다.

    미 정보 당국은 올해 초 그가 아내·딸·손자들과 함께 카불로 잠입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실제 거주하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에는 수개월이 소요됐다. 정보 당국은 그가 발코니에 주기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포착되자 드론 공습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알자와히리 제거 작전
    기고자 : 이현택 기자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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