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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쑥부쟁이

    최새미 식물칼럼니스트

    발행일 : 2022.08.01 / 특집 A1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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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쌉싸름한 봄철 새순은 민가의 먹거리… 꽃잎 색깔이 구절초와 달라요

    한여름부터 들판에 하나둘씩 얼굴을 내미는 보랏빛 들국화가 있습니다. 바로 '쑥부쟁이'인데요. 노란색의 동그란 중심부 가장자리에 보라색 가느다란 꽃잎을 열댓 개씩 펼치고, 무성히 자란 풀숲 가운데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지요. '구절초'와 생김새가 비슷해 흔히 헷갈리곤 하는 식물이랍니다.

    구절초(九節草)는 음력 9월 9일이 되면 줄기가 아홉 마디가 된다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연한 보랏빛 꽃잎을 피우는 쑥부쟁이와 달리, 구절초의 꽃잎은 흰색이거나 옅은 분홍색에 가깝습니다. 꽃의 개화 기간도 쑥부쟁이는 7월부터 10월까지인 데 비해 구절초는 9~10월로 짧지요. 줄기에 붙은 이파리 모양에도 차이가 있어요. 쑥부쟁이의 잎은 가늘고 긴 타원형 모양인데요. 구절초의 잎은 쑥부쟁이보다 굵으면서 쑥처럼 자글자글 갈라져 있답니다.

    여름이 되어 꽃을 피우며 처음 만나는 듯 보이지만, 쑥부쟁이는 봄철부터 새순을 틔우는 식물입니다. 쑥부쟁이의 새순은 강한 향기와 쌉싸름한 맛으로 민가의 밥상을 풍요롭게 해 주는 먹거리가 되지요. 풀이 연하고 부드러워 살짝 데친 후 간장과 들기름에 버무려 반찬으로 먹기도 하고, 데친 것을 말려 차로 마시기도 합니다. 된장국에 넣어 먹기도 하고요. 쑥부쟁이라는 이름이 먹거리로 쓰이는 속성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져요. 쑥부쟁이 이름에 얽힌 재미있는 설화가 있는데요. 과거 가족의 먹거리를 구하려고 산을 돌아다니며 쑥을 캐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한 대장장이의 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소녀가 죽은 자리에서 꽃이 피어났다고 해요. 굶주릴 가족을 걱정한 소녀가 죽어서도 먹을 수 있는 들나물이 된 거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 꽃을 '쑥을 캐러 간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라는 뜻의 쑥부쟁이로 부르게 됐다고 합니다. 취나물 종류를 뜻하는 방언 '부지깽이나물'에서 '부쟁이'가 유래했다는 설도 있어요.

    여름철 쑥부쟁이는 마치 바닥에 가까이 붙어 자라는 키 작은 식물처럼 보이는데요. 만개하는 가을이 되면 줄기가 훌쩍 자라 높게는 어른 허리 높이까지 자랍니다. 줄기에 잎이 풍성하게 자라 안쪽은 빽빽하고 어두운데, 꽃은 높아진 줄기 끝에 밝은 색을 띠고 하나씩만 피어 있어 들판을 빈 곳 없이 화려하게 꾸며준답니다.
    기고자 : 최새미 식물칼럼니스트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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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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