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새의 언어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발행일 : 2022.08.01 / 특집 A19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청각 재생하고 굴절 없이 물 속 보고…
    美조류관찰자의 눈으로 본 새의 세계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지음|김율희 옮김|출판사 윌북|가격 1만9800원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조류 관찰자이자 새 일러스트레이터 작가인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60)입니다. 저자는 조류학자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다 새에 푹 빠져 일곱 살 때부터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며 자신만의 조류 도감을 만들었는데요. 어른이 된 후에는 새의 아름다움을 알리고자 수많은 책을 펴냈고, 자연에 있는 새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알리기도 했어요. 그는 이런 20여 년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미국조류관찰협회가 주는 평생 공로상을 받기도 했답니다.

    '새 아빠'로 통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새 96종을 소개하며 새의 행동 중 특히 흥미롭고 놀라운 부분에 대해 알려줍니다. 그러면서 새의 모습과 생활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예컨대, 독수리의 눈 속에는 인간보다 다섯 배 많은 빛 감지 세포가 있어서 인간보다 훨씬 자세히 사물을 볼 수 있대요. 또 수탉은 아주 큰 소리로 울어도 고막이 상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턱을 벌리면 외이도(귓구멍에서 고막에 이르는 관)가 닫히며 소리가 차단돼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라고 해요. 무엇보다도 수탉은 귓속의 세포를 재생해서 손상된 청각을 회복하는 능력도 있대요.

    한편 이 책은 그간 새들이 어떻게 환경 변화에 지혜롭게 적응해 왔는지 알려주는 진화 역사서이기도 합니다. 왜가리와 백로는 빛의 굴절 없이 물속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물고기 등을 사냥해오며 유연한 수정체를 갖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작은 나뭇가지 위에서 사는 새들이 어떻게 균형을 잡는지, 새들이 어떻게 소통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지 등이 궁금했다면 이 책을 읽어 보면 된답니다.

    저자는 이 외에도 새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데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로 '새 모이만큼' 먹으려면 매일 커다란 피자를 스물일곱 조각이나 먹어야 한다는 사실을 아나요? 저자는 이를 노랑관상모솔새를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이 새는 겨울철에 열을 내려고 많이 움직이는데 그러려면 하루 8㎉ 정도를 섭취해야 한다고 해요. 노랑관상모솔새의 무게와 비교해 우리가 같은 비율로 음식을 먹는다고 가정하면, 체중이 45㎏인 사람이 하루에 6만7000㎉를 섭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땅콩 12㎏이나 피자 27조각에 해당하는 양이랍니다.

    언제나 등에 새끼를 태우고 헤엄치는 검은부리아비, 짝을 지어 춤을 추는 캐나다두루미, 무더운 낮에 그늘을 찾아 쉬는 갈색풍금새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하지만 우리보다 더 멀리, 더 많이 보는 새들에게 한 수 배울 것도 있을 거예요.

    기고자 :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35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