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카불 함락 1년… 마약이 유일한 탈출구가 됐다

    정지섭 기자 장민석 기자

    발행일 : 2022.08.01 / 종합 A1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탈레반 폭정·기근에 마약 의지
    세계 양귀비 생산의 85% 차지
    인구의 15%인 557만명이 난민

    AP통신은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찍은 충격적인 사진을 전 세계로 송고했다. 카불 주민들의 마약 중독 실태를 전한 이 사진에는 남루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길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마약에 중독된 한 남성과 개가 헤로인이 든 페트병 양끝에 입을 대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의 재장악 뒤 총체적 붕괴 상태인 아프간의 현실이 이 사진 속에 함축돼있다.

    아프간은 원래 국제 마약 공급 기지로 악명 높았다. 아편 원료인 양귀비의 세계 최대 생산지(85%)다. 탈레반은 올해 초 양귀비 재배를 법으로 금지하고, 마약 산업의 퇴치를 선언했다. 이런 공언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주민들이 양귀비를 재배하고, 도시 빈민들은 잠시나마 시름을 잊으려 마약에 빠져드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시작돼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이 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막 내린 지 15일로 1년이 된다. 탈레반 손에 넘어간 후, 아프간은 다시 절망의 나라가 됐다. 세계은행은 올해 아프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년 전보다 34%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집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5%에 육박하는 557만명이 나라 안팎을 유랑하는 난민 신세다.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단도 최근 보고서에서 "전체 아프간 인구의 59%가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 등 외국의 도움으로 아프간을 탈출한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남은 아프간인들은 탈레반의 폭정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 전쟁의 종결 과정은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던 미국엔 1975년 베트남전 패전 악몽의 재현이었다. 카불 함락 직후 공항은 탈레반의 폭정을 피해 달아나려는 현지인들이 몰려들면서 '사이공 함락'을 방불케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지지율은 아프간에서 미군이 무질서하게 철수한 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축소된 후, 러시아는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중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기사 A8면
    기고자 : 정지섭 기자 장민석 기자
    본문자수 : 1065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