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수출액 3430억… 전년比 16% 증가
코로나 이후 美·中 등서 수요 급증

1843년 독일 식물학자 칼 안톤 폰 메이어(Carl Anton von Meyer)가 세계식물학회에 등재한 인삼의 학명은 '파낙스 진셍(Panax Ginseng C.A. Meyer)'이다. 그리스어인 'Panax'는 'Pan(모든 것)'과 'Axos(의약)'가 합쳐져 모든 병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을 의미한다. 인삼의 치료 효과를 생각하면 기막히게 들어맞는 작명(作名)이다. '동의보감'에 있는 4000여 개 처방 중에서 인삼이 포함된 것만 무려 736개에 달한다. 조선시대 임금 중 장수한 영조(1694~1776년)는 연간(年間) 20여 근의 인삼을 복용했다고 전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인삼이 가진 ▲면역력 강화 ▲피로 해소 ▲혈액순환 개선 ▲기억력 증진 ▲항산화 ▲여성 갱년기장애 개선 등의 효능을 공식 인정하고 있다. 인삼은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지만, 우리나라 인삼은 대표 성분인 사포닌을 다양한 형태로 함유해 그 약효가 특히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수출품 인삼…지난해 역대 최대 수출 달성

고려시대부터 우리나라 최고의 수출품이었던 인삼은 코로나로 건강이 전 세계인의 이슈로 부상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인삼 수출액은 2억6700만달러(약 3430억원)로 전년 대비 16.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인삼의 국가별 수출 실적은 ▲중국 1억261만달러(약 1318억원·전년 대비 25.1%↑) ▲미국 3435만달러(약 441억원·22.9%↑) ▲베트남 2937만 달러(약 377억원·34.4%↑) 등이다.

예로부터 인삼의 최대 소비국이었던 중국은 2017년 이후 일본을 제치고 인삼 최대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베트남은 지속해서 큰 폭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신흥 시장이다. 모조품과 불법 유통 제품이 리스크로 꼽히지만, 베트남인들 사이에서 '인삼의 종주국(宗主國)은 한국'이라는 인식이 강하며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향후 더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한다. 해외 시장 개척 및 확대를 위해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한 이유다.

인삼의무자조금단체인 한국인삼협회는 인삼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2015년 정식 출범했다. 유통 강화 및 수출 판로 확대를 위해 지난해 해외 언론 홍보를 600회 이상 진행하는 등 인삼을 다각도로 알리고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 등 인삼 홍보에 박차

2020년 말 인삼업계에 낭보가 전해졌다. '인삼 재배와 약용문화'가 농경 분야 최초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이다. 세대 간 전승으로 그 맥을 이어왔으며, 한반도 전역에 인삼 농가가 분포해 있고, 인삼 약용문화를 전 국민이 향유하고 있다는 점 등이 인정받았다.

이를 계기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인삼협회는 인삼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등 21건을 보유한 다(多)등재 국가로 분류돼 2년에 1건만 신청할 수 있다. 등재 기간은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는 9월 30일부터 '2022영주 세계풍기인삼엑스포'가 개최된다. 대표 인삼 산지인 경북 영주에서 인삼 관련 전시·이벤트·체험·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우리 인삼의 우수성과 자부심을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릴 계획이다. 반상배 한국인삼협회장은 "대폭 상승한 수출액 등 인삼 산업 전망이 밝아 보이지만, 인건비·자재비 상승, 내수시장 침체, 인삼 가격 하락 등으로 정작 인삼 농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생육 기간이 긴 인삼을 제대로 뿌리 내리려면 키우는 사람의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역시 국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인삼 수출 금액 Top5(2021년) 기고자 : 김수정 객원기자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193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