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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가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건설사로부터 외면받던 수도권 재개발 현장들이 공사비를 재조정한 뒤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시공사의 수익성이 개선된 점, 정부가 최근 자재 값 인상분을 분양가에 제때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과도한 분양가 규제로 억눌렸던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주택 공급에 다시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경기도 성남시 '수진1구역'과 '신흥1구역'의 재개발 공사 현장설명회에는 애초 신청한 건설사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수진1구역에는 현대건설·SK에코플랜트·DL이앤씨·대우건설·제일건설 등 5곳이, 신흥1구역엔 GS건설·DL이앤씨·제일건설·코오롱글로벌 등 4곳이 참석했다.

수진1구역과 신흥1구역은 모두 올해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하려다가 무산됐다. 공사비를 3.3㎡(1평)당 495만원으로 제시했는데, 시멘트·철근 등 건설 자재 값이 급등하던 시기여서 건설사들이 "수주했다가 손해가 날 수 있다"며 참여를 포기한 것이다. 이에 사업자 측에서 평당 공사비를 51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건설사들이 다시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조합이 처음부터 공사비를 높게 책정한 사업지도 생겼다.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은 공사비를 3.3㎡당 770만원으로 잠정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인근 한남3구역 조합이 시공사 입찰 당시 제시한 공사비(598만원)보다 200만원 가까이 높은 금액이다.

그동안 건설업계에선 분양가 상한제 등 문재인 정부 때 강화된 규제가 현실에 맞는 공사비 책정을 어렵게 하고, 민간의 주택 공급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 때문에 정부가 지난 21일 분양가 규제 현실화 방안을 통해 자재 값 인상분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택 공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멋대로 적용되던 규제가 정상화되면 억눌려 있던 민간 재건축·재개발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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