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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해밍턴과 아들 윌리엄·벤틀리 주인공인 애니 '윌벤져스' 개봉

"형이랑 손잡고 있을 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요! 그거 영화에도 나와요! 벤틀리 이제 '아가(아기)' 아니고 다 컸는데, 그래도 형이 벤틀리랑 같이 있어서 좋아요. 우리 형이잖아요."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의 아들 벤틀리 해밍턴(5·한국 이름 정우성)이 형 윌리엄(6·한국 이름 정태오)을 끌어안으며 말한다. 샘 해밍턴 가족이 23일 국내 개봉한 애니메이션 '극장판 윌벤져스: 수상한 캠핑 대소동'의 실제 모델이 됐다. 아이들은 영화 속 '힘의 원천'인 공룡 젤리를 양쪽 주머니에 가득 채우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가슴팍에 이름 이니셜인 W(윌리엄)와 B(벤틀리)가 적힌 의상을 입고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껑충껑충 뛰더니, 어느새 서로 끌어안고 자석처럼 딱 붙어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가'라고 부르던 동생 벤틀리가 어느덧 자기 키를 넘볼 만큼 커졌지만 윌리엄은 "벤틀리는 너무 귀엽다"며 벤틀리 품에 포옥 안겨 얼굴을 부빈다.

윌리엄·벤틀리(윌벤) 형제와 샘 해밍턴은 2016년 말부터 지난 1월까지 활약한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높은 인기를 얻었다. 윌벤 형제는 전국의 랜선 이모·삼촌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윌벤져스'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윌리엄은 인스타그램 팔로어 150만명, 벤틀리는 130만명을 자랑하는 아이돌급 아이들이기도 하다. 현재 4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윌벤쇼', ENA 채널 '해밍턴가의 꿈의 옷장' 등을 통해 팬을 늘리고 있다.

'극장판 윌벤져스'는 지난 2020년 윌벤 형제가 등장한 코로나 예방 캠페인 동영상에서 출발했다. '뽀롱뽀롱 뽀로로'와 '꼬마버스 타요' 등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든 스튜디오게일의 작품. 메타버스 구축의 핵심 개발 도구로 활용되는 '언리얼 엔진'을 도입한 국내 최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실제보다 좀 더 통통하게 구현됐을 뿐 윌리엄의 초롱초롱한 눈과 시원한 입매, 벤틀리 특유의 머리 스타일과 동그랗고 커다란 눈이 생생하게 표현됐다. 아빠 샘은 목소리 더빙까지 맡아 현실감을 더욱 높였다. 샘 해밍턴은 "아이들의 재치 있는 모습을 본 분들이 '나 홀로 집에' 같은 영화 주인공으로 탄생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는데 이렇게 애니메이션까지 탄생하다니 영광"이라면서 "육아 예능 프로그램을 했지만 갓 태어난 아이들이 언제 이렇게 컸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인데 정말 큰 선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속 형 윌리엄은 동물들과 대화하고 교감하는 '애니멀 프렌즈' 초능력을 지닌 영웅. 동생 벤틀리는 공룡 젤리를 먹으면 힘이 세지는 '다이노 파워'를 지녔다. 이들이 여우 소녀 미호를 만나 아빠와 함께 모험하는 것이 주요 내용. 윌리엄은 "아빠랑 벤틀리랑 같이 TV 나올 때가 제일 행복한데, 엄청 큰 극장에서도 나와서 신기하다"면서 "다음 번에도 영화 주인공이 돼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누피가 되고 싶어요"라고 수줍게 말한다. 지금 가장 좋아하는 자신만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동물과 교감하는 영화 속 캐릭터가 실사화돼 뛰쳐나온 것 같았다.

아빠 샘은 "윌리엄을 보면서 장남이라는 단어가 괜히 탄생한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면서 "항상 동생을 챙기면서 아빠한테 귓속말로 '사랑해'라고 말해주며 힘 나게 할 줄도 안다"고 말했다. 아빠의 윌리엄 칭찬에 벤틀리도 갑자기 아빠한테 덥석 달려가 "사랑해"라고 큰 소리로 말한다. 공룡 젤리를 한 통 다 먹은 듯 아빠를 들어 올릴 기세다. 한참 "내가 더 사랑해"를 외치던 이 형제는 엄마의 전화 한 통에 조용해졌다. 초능력이란 형제애와 가족애가 만들어낸 다른 단어 같았다. 기고자 :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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