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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주가 상승률 분석

'신송간장'으로 잘 알려진 신송식품의 지주사 신송홀딩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주가가 5000원대에서 1만6000원대까지 3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최근 5년간 5000원 전후에서 맴돌던 주가가 지난 3월 말 오르기 시작하더니 2주 전에는 장중 2만원까지 근접했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에서 벗어나면서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곡물 가격이 앞으로도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송홀딩스 관계자는 "특별히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경영상 이슈 등 내부적인 요인이 없어 최근 주가 급등은 우리도 의아했다"며 "곡물가 급등 추세와 함께 신송홀딩스 계열사가 해외 무역사업도 하다 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과 곡물 관련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 중 주가 상승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신송홀딩스로 나타났다. 신송홀딩스는 주가가 5210원(1월 3일)에서 1만5800원(6월 27일)으로 무려 203% 상승했다. 원전 관련주로 분류되는 한신기계(166%)가 뒤를 이었고, 3위는 사료회사인 고려산업(156%)이 차지했다.

◇코스닥 주가상승률 1, 2위 모두 사료회사

코스닥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주가 상승률 1·2위 업체가 모두 사료회사였다. 현대사료는 주가가 연초 3214원에서 현재 3만5350원으로 무려 1000%나 상승했고, 한일사료 역시 같은 기간 376%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현대사료의 경우 연초에 장외 시장에서 주가가 6개월간 2000배 급등해 논란이 됐던 두올물산이라는 회사가 인수하면서 주목받았고, 뒤이어 액면분할까지 단행하는 등 실적 이외에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재료들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식품·곡물 관련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건 무엇보다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국가가 수출하는 밀과 옥수수는 전 세계에서 비율이 각각 30%, 20%를 차지한다. 밀과 옥수수 가격은 연초 대비 20% 이상 오른 상태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경우 전쟁으로 인해 주요 곡물 파종 시기(4월)를 놓쳤고, 이로 인해 재배 면적은 30%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곡물가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사료, 식품산업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매출액이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원가 부담 전가할 수 있는 기업 가려야"

국내외 증시가 급락했던 이달에도 식품·곡물 관련 기업으로는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계속됐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음식료품 업종을 573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6월 한 달간(1~27일)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를 기록한 날은 단 이틀에 불과했는데, 식품주는 3, 14, 17, 22, 23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순매수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 식품주들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곡물가 등 원가 상승 부담이 식품 업종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 식품주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8.8%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 테마주는 하락률 커

상반기에 빛을 본 식품·사료업체들과 정반대로 올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기업들 목록에는 정치 테마주들이 여럿 포함됐다. 코스피 종목 하락률 상위 5개 종목 중 2개 종목이 지난 대통령 선거 후보 관련 종목들이었다. 하락률이 둘째로 높았던 타이어 금형 제조업체인 다이나믹디자인(-69%)이라는 회사는 사외이사인 안영규씨가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지면서 '윤석열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됐던 이스타코는 수익률이 -61%로 하락률 상위 5위 자리에 올랐다.

상반기 주가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코스피 기업은 연초 4795원에서 현재 904원으로 81% 하락한 비케이탑스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에 이어 20억원의 지분 매각 결정 공시를 번복해 최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받았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엘아이에스가 수익률 -81%로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엘아이에스는 최근 부도설이 불거졌지만, 회사 측은 이를 부인했다.

[그래픽] 밀, 옥수수 연초 대비 가격 상승률 / 올해 상반기 주가 수익률 랭킹 기고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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