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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은행의 최고 우대금리 상품
모바일 앱·홈페이지에서만 가입
지점서 가입은 다른 조건 내걸어
올 들어 예금·적금 금리가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인터넷 홈페이지 같은 비대면으로 가입할 때만 최고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 은행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비대면 가입을 유도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인터넷·모바일 사용이 서투른 고령자들이 소외되고 있다.
◇비대면 가입해야 최고 우대금리 주는 은행 12곳
26일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한눈에' 코너에서 1000만원을 1년간 예치할 때 금리를 살펴보니,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을 포함해 모두 12개 은행의 최고 우대금리 상품이 비대면으로만 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우리·하나은행 등 3곳은 스마트폰으로만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이었다.
NH농협·수협·부산·광주은행 등 4개 은행은 영업점(지점)에서도 최고 우대금리를 주는 예금을 팔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예금 상품들은 회전식 예금이거나 지역 연고가 있는 프로야구팀 우승 때 특별금리를 주는 등 고령자들이 관심을 갖기 쉽지 않은 판촉 상품들이다.
저축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1000만원을 1년간 넣어둘 때 최고 금리가 높은 10개 저축은행의 예금 상품 가운데 영업점 가입이 가능한 상품은 하나뿐이었다. 나머지 9개 상품은 비대면 가입만 가능하고, 그중 4개는 모바일 전용이었다.
◇지점 축소에 이어 고령자 소외 본격화
은행·저축은행들은 모바일 뱅킹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불가피한 변화라고 설명한다. 대형 은행의 한 임원은 "창구 직원들이 수익이 높은 상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금융 상품 가입은 고객이 스스로 하게 만들자는 것"이라고 했다. 출범 5년째를 맞은 인터넷은행들이 높은 예·적금 금리를 제시하며 젊은 고객들을 빼앗아가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비용 구조인 인터넷은행들을 따라잡기 위해 시중은행들은 지점을 축소하고 비대면 거래를 늘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령자들의 소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박모(75)씨는 "젊은 시절 금융회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도 은행 앱 사용이 서툴다"고 말했다.
고령자들의 비대면 가입이 원천 봉쇄된 건 아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고령자들이 스마트폰 들고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면 창구 직원이 가입을 도와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고령자는 도움을 받기 위해 은행 영업 시간 중에 이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누리면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작년 한 해 46조원에 달했고, 올해 1분기에도 12조6000억원에 이른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정부에서 면허 받은 사업으로 큰 이익을 누리면서 고령자들에 대해 '돈 안 되고 시간 잡아먹으니 가급적 지점에 오지 말라'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자 장사' 비판에 대출 금리 인하
고령층이 최고 우대금리에서 멀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은행들도 대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자사 모바일 앱 '쏠(SOL)' 이용자에게 최고 연 5% 금리를 주는 '신한 쏠만해 적금'을 내놨다. 상품 이름처럼 모바일 전용 상품이지만 만 65세 이상에 한정해 영업점 창구에서 가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은행들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3일 과도한 '이자 장사'를 비판한 것을 계기로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4대 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4일 기준으로 연 4.75~6.52% 사이다. 지난 17일(연 4.33∼7.14%)과 비교하면 일주일 사이 상단이 0.62%포인트 떨어졌다.
[표] 은행별 최고 우대금리 주는 예금상품 가입 방법 기고자 : 손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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