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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GC녹십자가 희소 질환 치료제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동안 희소 질환 치료제는 환자 수가 적어 개발이 어렵고, 성공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이 외면했다. 최근 각국에서 희소 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고, 승인 속도가 빨라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GC녹십자의 치료제는 헌터증후군을 치료하는 '헌터라제'이다. 헌터증후군은 남아 10만~15만명 중 1명꼴로 발병하는 유전성 희소 질환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중추신경계 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GC녹십자는 지난 2012년 세계에서 둘째로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를 출시했다. 2020년 9월에는 중국에서 '헌터라제 IV'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중화권에서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품목 허가를 받은 최초 사례다. 업계에선 약가 등재 절차 등을 거쳐 2024년쯤 중국에서 헌터라제가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부터 '헌터라제 ICV'를 시판하고 있다. 헌터라제 ICV는 머리에 기기를 삽입해 약물을 뇌실에 직접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기존 정맥 주사 제형 약품이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해 뇌실질 조직에 도달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헌터라제 ICV의 임상 1상에 돌입했다. GC녹십자에 따르면 헌터라제 매출은 2019년 407억원, 2020년 462억원, 2021년 532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에는 226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해외 희소 질환 치료제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월 GC녹십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미국 미럼 파마슈티컬스의 알라질증후군 치료제인 '마라릭시뱃'의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알라질증후군은 간 담도가 감소하고 담즙이 정체되는 소아 희소 유전 질환이다. 이 질환의 기존 치료법은 간 이식이 유일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7월 미럼 파마슈티컬스에서 마라릭시뱃의 국내 독점 개발과 상용화 권리를 도입했다.

미국 스페라젠과는 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 결핍증 치료제 개발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숙신알데히드 탈수소효소 결핍증은 유전자 결함에 따른 체내 효소 부족으로 인한 희소 질환이다. 뇌전증과 운동 능력, 지적 발달 지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본 돗토리대와는 지난해 GM1 강글리오시드증의 경구용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 질환은 신경 퇴행과 함께 발작, 근육 약화 등이 동반되며 6세 미만의 소아기에서 10만명당 1명꼴로 발병된다.

GC녹십자가 희소 질환 신약 개발과 도입에서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시장 가능성을 일찍 알아봤기 때문이다. 2019년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는 백신, 혈액 제제와 함께 희소 의약품을 연구·개발(R&D) 3대 과제로 설정했다. 전 세계 희소 질환 치료제 시장은 2024년까지 연평균 11.2%씩 성장해 약 240조원 규모(전체 제약 시장의 1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고자 :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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