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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저축 챌린지·냉장고 파먹기
커뮤니티 올리며 서로 격려
'앱테크'로 월 60만원 벌기도

주부 A씨는 요즘 가계부를 혼자 관리하지 않고 3~4일마다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다. 남편과 아이까지 3인 가족이 고정비를 제외하고 월 35만원으로 사는 게 목표다. 쓸데없는 지출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A씨가 지난 나흘간 산 생필품들의 가격은 8만3000원어치였지만 실제 지출한 돈은 1만5000원에 불과하다. 그간 모아온 적립금이나 상품권을 적용하고, 각종 온라인 쇼핑몰 행사 할인도 받았다. 산 상품 목록과 할인 적용된 최종 가격을 모두 캡처한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자 댓글 창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궁상스럽다'보다는 "알뜰함이 존경스럽다" "할인 축하드려요"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룬다. 코로나 이후 시중에 돈이 넘치던 시절 유행했던 과시적 소비 문화(플렉스)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며 알뜰 소비를 자랑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견뎌야 한다" 극단적 생활비 긴축 나서는 가정 늘어

A씨 사례처럼 고강도 '생활비 줄이기' 챌린지가 최근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외벌이 4인 가족 한 달 40만원으로 살아가기'처럼 극단적인 긴축 목표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이행 과정을 함께 체크하는 방식이다. 사들인 물건의 가치에 대비해 실제 지출한 금액이 적을수록 큰 환호를 받는다. 서로 응원하며 절약하겠다는 마음을 다잡는다.

이는 기록적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지속될 거란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공포가 퍼지면서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저축하는 습관은 기르려는 금융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재테크 카페에 가입한 B씨는 "주식과 코인으로 날린 돈도 많은데 물가까지 올라 특단의 대책 없이는 카드 값 내기도 벅찰 지경"이라며 "짠테크(아낀다는 뜻의 '짜다'+재테크)는 요즘 생존하려면 필수"라고 했다.

소액을 주기적으로 저축하기로 약속하는 '강제 저축' 챌린지 열풍도 뜨겁다. 직장인 C씨는 한 달 전부터 매일 3000원씩 파킹통장에 저축한 뒤 온라인 재테크 카페에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그는 "소액인데도 인증샷을 올릴 때마다 '성공 축하한다'는 댓글 응원을 받으니 든든한 힘이 생긴다"고 했다.

◇앱테크, '푼돈'에서 '부수입'으로 격상

'푼돈 모으기' 취급을 받았던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의 위상도 달라졌다. 이제는 엄연한 '부수입'으로 각광받고 있다. "경품 룰렛 돌려서 포인트 1000원" "1만보 걷고 100원" "앱에서 광고 보고 20원" "카드사 캐시백" 등의 비용을 다 더해 부수입으로 계산한다. 앞다퉈 월간 부수입을 자랑하는데 한 달에 60만원 이상 되는 경우도 있다.

금융사들은 이와 같은 트렌드를 겨냥한 소액 짠테크 상품을 발 빠르게 내놓고 있다. 토스뱅크의 '키워봐요 적금'은 6개월 동안 매주 적금하기만 하면 연 3% 금리를 제공한다. 한 번에 1000원부터 100만원까지 저금할 수 있는데 출시 3일 만에 10만계좌나 개설됐다. 우리은행의 '우리 200일 적금'은 2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3만원 이하를 저축하고 오픈뱅킹 가입 조건을 유지하면 최대 연 2.3%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의 '저금통'이나 케이뱅크의 '챌린지 박스'도 소액을 꾸준히 저축하면 높은 우대금리를 주는 비슷한 구조다. NH농협은행의 '샀다 치고 적금'은 소비를 참고 그 돈을 입금해 저축하면 매월 30만원까지 연 3.35% 금리를 제공한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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