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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불 두 편보다 2억불 한 편
글로벌 OTT들 차별화 전략

한때 주당 700달러(약 90만원)까지 치솟았던 넷플릭스 주가는 162달러(약 20만원)까지 내려앉으며 반의 반 토막 났다. 창사 이래 처음 구독자가 20만명 줄었고, 직원의 2%인 150명을 해고했다. 디즈니는 계열 OTT 합계 구독자 2억500만명으로 2억2100만명인 넷플릭스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처음 겪는 위기 앞에서, 넷플릭스가 값싸지만 완성도는 떨어지는 영화를 다수 공급하던 기존 콘텐츠 전략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영화 산업 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는 넷플릭스의 전략 변화를 '더 크고 좋은 영화를 더 적게(bigger, better, fewer)'라고 불렀다. 제작비 1억달러(약 1300억원)급 영화 두 편 대신 2억달러급 영화 한 편에 집중하는 식으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 시작은 내달 15일 극장 개봉 뒤 22일부터 공개할 '어벤져스' 시리즈 감독 루소 형제의 액션 영화 '그레이 맨'. 2억달러 이상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는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과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번스가 주연을 맡았다. 이어서 4분기에는 넷플릭스가 작년 3월 4억6900만달러를 들여 인수한 탐정 추리물 '나이브스 아웃' 시리즈 2편이 영화 대형화 전략의 바통을 이어받는다.

다른 넷플릭스의 추격자들 전략 역시 위상과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영화 '탑 건: 매버릭' 개봉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행보는 가장 눈에 띈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OTT '파라마운트+'는 구독자가 4000만명 수준이지만, '헤일로' 등 새 오리지널 시리즈의 성공으로 지난 1분기에만 구독자 680만명을 늘렸다. 이 회사는 최근 '더 작은 OTT와 합병하라'는 투자자들 제안을 거부하고 독자 노선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로버트 바키시 사장은 "우린 '언더도그(Underdog·상대적 약자)'일 때 가장 강하다"고 자신했다. 이 회사는 지난주 토종 OTT '티빙'과 합작을 통해 우리나라에 진출했고, 올해 안에 아시아 60여 나라에 상륙하는 공격적 해외 진출로 구독자를 2024년 1억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에 비하면 마블, 스타워즈 등의 킬러 IP(지식재산권)를 소유한 디즈니는 '가던 길 간다'에 가까운 행보를 보인다. 스타워즈의 '오비완 케노비', 마블의 '미즈 마블' 등 극장과 OTT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동반 성장 전략을 계속하겠다는 의미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007 시리즈 등을 보유한 유서 깊은 스튜디오 MGM을 인수해 수천편의 영화·드라마 콘텐츠를 확보했다. 기고자 :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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