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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의 경찰통제 어떻게 달라지나

행정안전부 장관 직속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21일 내놓은 권고안이 시행될 경우, 행안부는 크게 장관의 인사·징계권과 감찰·감사를 통해 경찰을 통제하게 될 전망이다. 법무장관이 검찰에 대해 비슷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과 흡사한 방식인 셈이다. 자문위는 대법원 부장판사 출신 황정근 변호사, 한창섭 행안부 차관,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 등 정부와 민간 인사 9명으로 구성됐다.

행안부 장관은 원래 경찰청장, 국가수사본부장 등 총경 이상 인사에 대한 제청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정부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에서 경찰 인사에 관여해 왔고 행안부 장관은 제청권을 형식적으로 행사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민정수석실이 없어지면서 장관이 인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자문위의 판단이다. 자문위는 장관이 인사 제청을 할 때 이를 뒷받침해 줄 별도 조직을 행안부 내에 만들라고 권고했다. '경찰행정지원관실' 또는 '경찰국'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 조직은 경찰 관련 법안이나 정책을 만들 때 행안부 의견을 반영하는 역할도 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대통령령 개정으로 가능하다.

자문위는 또 후보추천위원회 또는 제청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장관이 고위직 인사 제청을 하기 전에 외부 위원회 판단을 거치는 것도 권고했다. 검찰총장 인선을 하려면 법무부 내에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것과 유사하다. 다만 이는 법 개정 사안이라 단기적으로 제청자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이 고려된다.

자문위는 경찰 전반에 대한 감찰 및 징계도 강화하라고 했다. 부실·과잉 수사 의혹이 있는 경우 일차적으로 경찰 내부에서 감찰을 하도록 하고, 필요할 경우 감사원 등 외부 조직의 감사 또는 감찰을 받도록 권고했다. 경찰 부패 사건 등이 생겼을 때도 비슷한 절차를 거친다.

자문위 관계자는 "막강한 수사권을 쥐게 된 경찰이 권력 등의 외압으로 수사를 뭉개거나 반대로 인권침해 소지가 큰 과잉 수사를 하는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만드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에 대한 감사·감찰권을 명시한 것은 부실·과잉 수사에 대한 감독을 핑계로 행안부 장관이 수사 지휘권을 갖겠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자문위는 또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고위직에 대한 징계 요구권을 행안부 장관에게 부여하는 안도 권고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경찰청장은 비위가 확인되었더라도 관련 규정이 없어 스스로 징계를 요구해야 절차가 진행된다"며 "당연히 있어야 할 규정이 빠져 있는 걸 바로잡는 것"이라고 했다. 이 또한 법 개정 사안이라 당장 시행은 어렵다.

자문위는 또 행정안전부 장관의 행안부 소속 청장에 대한 지휘권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외청(外廳)을 둔 10개 부처 가운데 외청 지휘와 관련한 시행령을 가진 부처는 기획재정부 등 7곳이다. 행안부나 해양수산부 등은 경찰·소방·해경 등을 지휘하지만 이와 관련된 규칙이 없다고 한다.

자문위는 "경찰권이 이렇게 강화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며 경찰 통제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반면, 이웅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문위 방안은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경찰제도개선 자문위 권고안 주요 내용 기고자 : 이해인 기자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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