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대출로 산 집 전입의무 폐지

정부는 그동안 임대차 시장에서 전·월셋집 부족을 불러온 각종 실거주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집주인이 실거주 의무 때문에 세입자의 퇴거를 요구하는 것을 막고, 유통 가능한 전·월세 매물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우선 규제 지역에 집을 사려고 주택 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새로 산 집으로 전입해야 하는 의무를 폐지했다. 또한 1주택자는 의무적으로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기한을 종전 6개월에서 2년으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주택 구매자가 6개월 안에 이전 집을 팔고 새집으로 무리하게 이주해야만 하는 상황을 막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지역 내 주택 담보대출 처분·전입 의무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월 처음 도입됐고, 2020년 6·17 부동산 대책에서 기한이 6개월로 대폭 줄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지만, 자기가 사들인 집에 급하게 들어가야 하는 집주인에게 밀려난 세입자가 새로 전·월셋집을 구하는 데 애를 먹는 일이 많았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실거주 의무도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에 따라 최초 입주 가능일부터 2~5년 동안 살아야 한다. 지난해 2월 19일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 신청 단지부터 적용됐는데, 분양받은 아파트를 전세나 월세로 돌리지 못하고 무조건 실거주해야 해 '전·월세 금지법'이라 부르기도 했다.

정부는 실거주 의무 기한은 유지하면서도 준공 후 입주 때부터 소유자가 무조건 들어가 살아야 하는 내용을 없애기로 했다. 해당 주택을 양도·상속·증여하기 전까지 정부가 정한 실거주 의무 기간만 채우면 된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집주인은 새 아파트에 세입자를 들여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것이 가능해지고, 세입자로선 전·월세로 거주할 수 있는 집이 늘어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실거주 의무 완화로 신축 분양 아파트를 임대차 매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신수지 기자
본문자수 : 1020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