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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한푼이라도 더…＂ 저축銀·새마을금고 예·적금에 오픈런

"보소, 새벽 6시부터 와서 번호표 나눠가진 사람들 안 비는교(안 보여요)?"

"그른 게 어딨습니꺼? 은행 문 여는 시간 맞차서 줄 슨 사람이 먼저지."

이달 초 부산의 한 새마을금고 입구에서는 오전 9시가 다가오자 고객들 간에 입씨름이 붙고 고성까지 오갔다. 이날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연 5%짜리 특판 적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오전 6시부터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은 자체적으로 순번표를 만들어 나눠가졌다. 그런데 개점 시간인 9시가 다 돼 도착한 사람들이 "정식으로 나눠준 번호표가 아니지 않으냐"며 따진 것이다. 결국 새마을금고 직원이 정식으로 만든 번호표를 이날 1200번까지 배부했다.

◇예·적금도 '오픈런' 뛴다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고금리 예·적금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도 앞다퉈 고객을 늘리기 위한 금리 인상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예·적금 특판도 마치 백화점 명품관처럼 '오픈런(문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이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으로 가입 가능한 상품이 10여 분 만에 동나는가 하면, 특판을 진행하는 은행 지점에 수백명이 몰려 은행 업무가 마비되기도 한다. 이달 들어 상호금융권이나 저축은행에서 나온 고금리 예·적금 상품은 연이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9시 일산신협은 모바일 앱으로 연 금리 6%짜리 적금(월 200만원 한도)을 150억원 한도로 선착순 판매했다. 15분 만에 574좌가 모두 소진됐다. 신협 관계자는 "예정보다 한도도 50억원 더 늘려 받았지만 이렇게까지 사람이 몰릴 줄은 몰랐다"고 했다. 재테크 카페에는 "투자처도 마땅치 않은 시절에 이 귀한 상품을 놓쳤다" "8시부터 스마트폰 들고 대기했는데 너무 속상하다"는 실패 후기가 연이어 올라왔다.

지난 17일에는 서초중앙새마을금고에서 기본 금리 연 3.7%(12개월 만기)를 주는 예금 특판 행사가 열렸다. 이날 서초중앙새마을금고는 통화량 폭주로 전화 문의도 받지 않았다. 비대면 전용 상품인데 직접 스마트폰을 들고 와 직원을 붙들고 가입 과정을 묻는 70~80대 노인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요즘은 재테크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어떻게든 고금리 수신 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많다"고 했다.

지난 9일 출시한 유니온저축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만기, 연 3.5%)도 당시 저축은행 예금 상품 중 가장 이율이 높아 특판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마감됐다.

◇'특판 사냥' 경쟁 치열해져

20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기준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은 연 금리 3.5%인 '예가람 e-정기예금'과 '바로 정기예금'이다. 하지만 저축은행 간 수신 경쟁이 불붙으면서 하루 사이에도 예·적금 금리가 0.1%포인트씩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상상인저축은행은 21일부터 나흘간 회전정기예금 특판을 진행한다. 2년을 최소 가입 기간으로 하되, 처음 1년간은 연 금리 3.51%를 주는 상품이다. 1년 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를 반영해 상품의 금리도 오른다.

20일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나 맘카페에는 아직 마감되지 않은 예·적금 특판 정보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었다.

고양동부 새마을금고는 연 5%짜리 적금 특판을, 서울행복신협(마장동)은 연 3.1%짜리 예금 특판을 진행 중이다. 둘 다 그 지역에 주소지가 있어야 가입할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첫 거래 고객을 우대하는 정기적금(12개월 만기, 연 최고 금리 5.5%)을 판매 중인데 지인에게 추천해 지인이 가입하면, 양쪽 모두에게 현금 5000원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현금을 받기 위해 온라인에서는 모르는 사람끼리 '지인 추천' 품앗이를 하기도 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 금리가 오르자 예금금리를 올릴 계획이 없는지, 올리면 언제쯤인지 문의하는 고객이 많다"며 "문의 전화 건수가 한 달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그래픽] 예·적금도 '오픈런' 시대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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