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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수영선수권 화제의 입상자들

미국의 레아 헤이스(16)는 수영모를 쓰지 않고 레이스를 한다. 20일 새벽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200m 개인혼영 결선에도 매끈한 민머리에 물안경만 착용하고 등장했다. 물살을 가르며 역영한 헤이스는 2분08초91이라는 세계주니어신기록과 함께 동메달을 땄다.

남자 선수 중에는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려는 마음에 일부러 머리카락을 밀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개인혼영 200m와 400m에서 마이클 펠프스(미국)에 이어 2위를 했던 라슬로 체흐(36·헝가리)가 대표적이다. 반면 여자 선수들은 긴 머리를 묶고 수영모를 쓴다.

헤이스가 수영모를 쓰지 않는 이유는 여섯 살 때부터 일종의 자가 면역 질환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졌기 때문이다. 어려서 학교에 다닐 땐 가발을 썼다. 그래서 가까운 친구들도 헤이스의 탈모 증세를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영을 하면서 부끄러움 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었다. 작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미국 대표선발전에선 아쉽게 탈락했다. "꿈에 한계를 두지 말라"는 글귀를 방에 붙여 두고 매진한 헤이스는 세계선수권에 데뷔해 값진 메달을 획득했다. 이젠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다시 훈련에 들어간다.

헤이스 외에도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 못지않게 돋보이는 이색 입상자들이 눈에 띈다. 브라질의 니숄라스 산투스는 1980년 2월생으로, 만 42세를 넘겼다. 그는 20일 남자 접영 50m에서 22초78로 2위를 했다. 미국의 케일럽 드레슬(25)이 22초57로 1위를 하며 통산 세계선수권 15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우승은 놓쳤으나 42세 산투스의 역영은 경이적이다. 2001년 후쿠오카 대회에 처음 출전했던 그는 35세였던 2015년에 카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접영 50m에서 처음 은메달을 걸었다. 이후 세계선수권 최고령 메달리스트 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다.

2017년 부다페스트에서 은메달, 2019년 광주에서 동메달을 땄다. 이번에 통산 세계선수권 4번째 메달을 수집했다. 올림픽 메달이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림픽에선 자유형만 50m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접영 단거리 스페셜리스트인 산투스에겐 기회가 오지 않았다. 산투스는 자국 언론에 "이번이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 참여가 될 것 같다"며 "앞으로는 내 사생활과 다섯 살 아들에게 시간을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캐나다의 서머 매킨토시는 여자 수영계의 떠오르는 스타다. 19일 열린 여자 자유형 400m에서 3분59초39의 기록으로 미국의 케이티 러데키(25)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리안 티트머스(21·호주), 러데키, 페데리카 펠레그리니(33·이탈리아)에 이어 4분 벽을 돌파한 사상 4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오는 8월에 만 16세가 되는 매킨토시는 이미 작년 도쿄올림픽에 캐나다의 최연소 선수로도 출전했다. 기고자 :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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