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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 베리 브리티쉬 스캔들

높이 오를수록 추락의 낙차도 크다. 타블로이드와 잡지의 단골 표지 모델이었던 런던 사교계의 여왕과, 유서 깊은 스코틀랜드 귀족 가문의 후계자인 전쟁 영웅의 재혼, 이어진 불륜 스캔들과 세기의 이혼 재판. 장엄한 고성과 최고급 호텔에 가려졌던 은밀한 사생활과 고귀한 척하던 귀족의 몰락이 대중의 관음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BBC가 지난해 12월 방송했을 때 700만명이 시청했고 아마존프라임비디오를 통해 4월에 공개됐던 3부작 시리즈. 1960년대 영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실제 스캔들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부유한 기업인의 딸로 미국에서 자란 '마거릿 스위니'(클레어 포이)는 첫 결혼 실패 뒤 스코틀랜드 아가일 공작 이언 캠벨(폴 베터니)과 재혼한다. 둘의 이혼 재판에서, 남편은 아내가 80명 이상의 남성과 부적절한 관계였다며 결정적 사진을 공개한다.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복장 터질 이야기다.

한 여성을 천사로 띄워 올렸다 창부로 추락시키며 대중의 저열한 관심을 악용하는 황색 언론, 사적인 사진을 유출하는 아날로그 시대의 '리벤지 포르노', 남성과 여성에 대한 도덕적 이중 잣대 같은 문제들이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시리즈의 자매품 '베리 잉글리시 스캔들'(2018)도 왓챠에서 만날 수 있다. 왕년의 로맨틱 코미디 황제 휴 그랜트가 이튼스쿨과 옥스퍼드대를 나온 인기 정치인이었으나 동성 연인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몰락했던 1970년대 말 영국 자유당 당수 제러미 소프를 연기한다.

클래식 - 디어 슈베르트

슈베르트의 작품들을 들려주는 '디어 슈베르트'가 21~26일 세종체임버홀에서 열린다. 무엇보다 출연진의 면면이 화려하다. 지난달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불렀던 베이스 연광철〈사진〉은 26일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선우예권의 피아노 연주로 들려준다. 선우예권은 21일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18번 등도 연주할 예정. 소프라노 임선혜와 기타리스트 박규희의 협연(25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인 피아니스트 김대진과 제자 문지영의 슈베르트 이중주(22일)까지 눈에 띄는 무대가 적지 않다.

애니메이션 - 버즈 라이트이어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가장 감탄스러운 대목은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내는 디즈니·픽사의 저력일 것이다. 이미 네 차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토이 스토리' 시리즈가 이번 작품의 출발점. 최신 장비로 무장한 우주 특공대원 버즈가 이번엔 장난감이 아니라 실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버즈의 명대사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To infinity and beyond)!"도 다시 나온다. 다만 원작 '토이 스토리'가 예상을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했다면, 이번에는 기대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점은 다소 아쉽다.

연극 - 인형(들)의 집

헨리크 입센의 '인형의 집'을 2020년 서울로 옮겼다. 여주인공 노라는 성공한 쇼핑몰 사업가이자 대학 총장 내정자의 아내, 똑똑한 아들을 둔 수퍼우먼이다. 하지만 친구의 입시 청탁을 들어주고, 남편의 제자가 성폭력 사건에 휘말리고,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비리가 들통나면서 휘청거린다. 새로운 프레임에 갇힌 노라의 이야기. 온실을 닮은 무대에 드레스를 입고 인형처럼 등장한 그녀가 마지막에 어떻게 퇴장하는지 보라. 임강희 이석준 하성광 등 출연. 우현주 각색·연출로 27일까지 성수역 앞 우란문화재단.

뮤지컬 - 마타하리

마타하리는 관능적인 춤으로 전쟁의 고통마저 잊게 만든 당대의 무희였다. 이 뮤지컬은 유명해지기 전의 불편한 과거부터 스파이로 몰려 사형당한 뒤 머리가 사라진 사건까지, 그녀의 삶을 가로지른다. 빨간색이 지배하는 화려하고 기능적인 무대와 의상, 파리의 여자들과 참호 속 남자들을 대비하는 장치 등 비주얼부터 압도적이다.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마타하리의 삶처럼 여러 겹이다. 옥주현·솔라가 마타하리를, 김성식·이홍기·이창섭·윤소호가 연인 아르망을 나눠 맡는다. 8월 15일까지 샤롯데씨어터. 기고자 : 이태훈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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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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