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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교육부가 지난해 중3, 고2 학생들이 친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보통 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역대 최저로 추락했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보통 학력'은 자기 학년에 알아야 할 내용을 대부분 이해했다는 것으로, 아이들이 학교에서 제대로 배웠다면 당연히 갖춰야 할 학력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시기 보통 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전 과목 10%가량 떨어졌다. 중3 수학 과목 보통 학력 이상 학생은 2017년 68.4%에서 지난해 55%가 됐다. 교육과정을 제대로 흡수한 학생이 절반밖에 안 된다는 뜻이다.

더 심각한 건 '기초 학력'조차 안 되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기초 학력'은 예컨대 중3 학생이 국어에선 일상적 대화를 하고 쉬운 작품 일부를 감상할 수 있고, 수학에선 간단한 다항식의 덧셈·뺄셈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초 학력도 안 되면 도저히 다음 학년에 올라가서 수업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런 '수포자'(수학 포기자) '국포자'(국어 포기자)를 문재인 정부는 5년 만에 2~3배로 늘렸다.

교육부는 코로나 핑계를 댄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문재인 정부가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전수조사를 폐지했을 뿐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고, 결국 학생들 공부를 방치했기 때문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사교육비와 학생 학력을 측정해주는 사설 시험장이 학생들로 넘쳐났던 게 그 방증이다.

교육부는 "강제로 시키지 않아도 학교 96%가 학생 기초 학력 진단을 하고 있고, 보충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충 수업에 예산을 대거 투입했다는 점을 한 근거로 든다. 교육부는 기초 학력 미달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충 학습비로 지난해 하반기에만 2200억, 올해는 3200억원을 학교에 내려보냈다. 그런데 그 예산이 제대로 쓰이는지 의문이다. 기자와 통화한 교사들은 "다들 보충수업 하기 싫어해서 신입 교사들에게 하라고 강요해서 겨우 한다" "보충 수업 안 하고 그냥 했다고 숫자만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교육부는 "학생을 성적으로 줄 세워 스트레스 준다"는 전교조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시험을 없앴다. 이전에 교육부가 학업 성취도 평가를 교육청 평가에 연계하고, 지역별 성적을 공개하면서 부작용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런 부작용을 없애고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우리가 교육 우수 사례로 든 스웨덴과 핀란드를 비롯해 캐나다·영국·호주 등 상당수 선진국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 성취도 평가를 한다. 하루빨리 모든 학생을 진단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에 맞게 개인 맞춤형 교육을 해야 한다. 기고자 : 김연주 사회정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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