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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음악가 집안서 태어나 스물한 살 때 지휘자의 길 나서… 오는 10월 내한 연주회 열어

불과 스물여섯 살 청년이 뉴욕 양키스나 레알 마드리드 같은 명문 야구팀이나 축구 구단을 이끌 수 있을까. 믿기 힘든 일이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일어난다. 핀란드 출신의 26세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사진>가 네덜란드 명문 악단인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다고 최근 이 악단이 밝혔다. 올해부터는 '예술적 파트너'라는 직함으로 매년 악단을 최소 5주 이상 지휘하고, 2027년부터 정식 취임해서 12주 이상 지휘할 예정이다. 1935년 독일 아헨 극장 총감독으로 취임한 지휘자 카라얀(1908~1989), 1968년 이탈리아 오페라의 본산인 라스칼라 극장 음악 감독이 된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1933~2014) 등과 비교해도 결코 늦지 않다.

133년 역사의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는 베를린 필하모닉·빈 필하모닉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선정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명문 악단이다. 특히 2008년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은 베를린 필과 빈 필을 제치고 이 악단을 1위에 꼽기도 했다.

메켈레는 핀란드의 음악가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는 첼리스트, 어머니는 피아니스트이며 할아버지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연주했다. 여동생은 핀란드 국립 발레단의 무용수로 활동 중이다. 첫 악기는 첼로였지만 열두 살 때 핀란드 국립 오페라에서 합창단원으로 노래하면서 지휘에 매료됐다. 핀란드 명문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도 지휘와 첼로를 전공했다. 핀란드 출신의 명지휘자들을 길러낸 요르마 파눌라(91)가 그의 스승이다.

메켈레는 불과 5년 전인 2017년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과 연주하면서 본격적인 지휘자의 길에 나섰다. 이듬해에는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2020년에는 프랑스 파리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으로 선임되며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메켈레는 지금도 두 악단을 이끌고 있다. 오슬로 필의 호른 수석 연주자인 김홍박씨는 "권위를 앞세우지 않고 단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도 뚜렷한 주관과 탄탄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메켈레의 모습은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볼 수 있다. 오는 10월 롯데콘서트홀에서 파리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 연주회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에는 오슬로 필과 함께 방한할 예정이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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