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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축구대표팀 주장 데니소프, 유튜브서 우크라 침공 규탄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지낸 이고르 데니소프(38)가 "전쟁은 재앙이고 완전한 공포"라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했다. 16일(현지 시각) 러시아 독립 언론 모스크바타임스 등에 따르면 데니소프는 한 스포츠 유튜브 방송에 나와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비판했다.

데니소프는 반전(反戰) 시위에 참가했다가 구금된 러시아 시민들을 언급하면서 "내가 이렇게 전쟁을 비난하면 감옥에 갇히거나 살해당할 수도 있지만 나는 있는 그대로를 말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의회는 지난 3월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작전'으로 칭하면서 러시아 정부의 발표와 다른 내용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최고 15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데니소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쟁 중단을 요청하는 편지를 직접 보낸 일도 공개했다. 그는 "나는 전쟁을 멈추게 하기 위해 푸틴 앞에서 무릎을 꿇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개전 직후 푸틴 대통령에게 침공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촬영해 러시아 언론에 보냈지만, 언론사들이 이를 공개하기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대다수의 자국 스포츠 스타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데니소프는 "우리 러시아인은 모두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과 관련이 있다"며 "각종 국제대회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 자격이 정지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현재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선수 중에선 페도르 스몰로프(32·디나모 모스크바)와 알렉산드르 소볼레프(25·스파르타크 모스크바)만이 공개적으로 자국이 벌인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데니소프는 "조국을 사랑하고 러시아를 떠날 생각은 없다"면서도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전쟁과 반전 여론에 대한 탄압)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니소프는 2001년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에서 데뷔해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2012년부터 러시아 축구 대표팀 주장을 맡았으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한국과의 조별 예선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2019년 로코모티프 모스크바에서 은퇴했다. 기고자 :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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