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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委 찬성 11명·반대 16명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에도 올해처럼 업종별 구분 없이 모든 업종에 똑같은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업종별로 다르게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까지 했지만, 무산된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4차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논의했다. 현행 규정상 최저임금위가 이듬해 최저임금을 정하려면 먼저 업종별로 다르게 적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날 회의는 밤 11시 30분 넘게까지 진행됐다. 업종별 구분 적용을 찬성하는 경영계와 반대하는 노동계의 입장 차이가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마라톤회의에도 노·사 양측 입장은 좁혀지지 않았고, 최임위는 결국 적용 여부를 표결에 부쳤다. 경영계 사용자 위원 9명과 노동계 근로자 위원 9명, 정부 공익 위원 9명 등 총 27명이 표결에 참가, 찬성 11명, 반대 16명으로 부결됐다. 공익 위원 상당수도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최저임금법 4조는 사업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제 시행 첫해인 1988년 한 번을 제외하고는 최저임금이 업종별로 다르게 적용된 적이 없다. 1988년 이후에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크게 이슈가 되지 못했다. 업종별 구분 적용 문제가 부각된 것은 직전 문재인 정부 들어서다. 문 정부 5년 동안 최저임금이 약 42% 급증했고, 인건비 부담이 높아진 경영계가 '일부 업종에서 높아진 최저임금을 도저히 감당하기 어렵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을 강하게 주장했기 때문이다.

사용자 위원 간사인 류기정 경총 전무는 "지금까지 일률적인 최저임금 적용을 고수해 일부 업종에서 최저임금의 수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더 방치해서는 안 된다. 대표적인 업종부터라도 구분 적용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그동안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면 특정 업종에 '저임금 업종'이라는 딱지가 붙는 낙인 효과가 생기고, 근로자에게 최소한의 임금을 보장한다는 최저임금제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분 적용을 반대해 왔다. 기고자 :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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