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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등 6사는 취소
투자업계, 상장 추진 마켓컬리에
＂기업가치 4조 평가받을지 의문＂

올해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었던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쓱닷컴)의 상장 일정이 내년 이후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만 해도 상반기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하지도 않았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서 쓱닷컴을 올해 상장하기로 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했다. 올해 상장 예정이었던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아직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내지 않고 있어 연내 상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증시 부진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연내 상장을 추진하던 회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최근 들어 IPO 시장 분위기가 위축되면서 기업 가치를 기대만큼 평가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상반기까지 현대엔지니어링, 보로노이, 대명에너지,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기업 6곳이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 예측을 했지만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장 철회를 했다. 이 중 바이오 기업 보로노이만 재상장에 도전하기로 했다. 연내 IPO를 추진하려던 대어급 기업들도 일정을 연기하거나 매각 등 다른 방안을 찾아 나섰다.

◇기대하던 몸값 못 받을라

올 초까지만 해도 IPO 시장에서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상장이 주목받았다. 지난해 3월 공모가 35달러로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이 한때 장중 주가가 69달러까지 치솟고 시가 총액이 100조원을 넘기면서 이커머스업계에 기대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15일(현지 시각) 현재 쿠팡 주가는 11.69달러로 공모가 대비 66.6%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해 쿠팡을 따라 상장하겠다고 나선 마켓컬리, 오아시스, 쓱닷컴, 11번가는 급변한 시장 상황에 당황한 분위기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12월 상장 전 투자 유치에서 2500억원을 투자받아 기업 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지만 시장에선 "이전과 같은 몸값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4조원 이상으로 평가받지 못하면 IPO가 불안해질 수도 있다"며 "IPO가 무산되면 투자자의 회수 요청이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3월 말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냈지만 두 달 반이 지난 현재까지 승인받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예비 심사에는 영업일 기준 45일이 걸린다.

마켓컬리와 함께 올해의 IPO 대어로 꼽힌 쏘카는 상장 예비 심사 승인을 받았고,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쏘카는 몸값을 낮춰서라도 상장을 한 뒤 회사를 계속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고 했다.

◇상장 대신 매각 검토도

올해 IPO를 추진하고 있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사모펀드(PE) 매각을 함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모펀드와 지분 매각 협의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IPO 작업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매각과 IPO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미국계 사모펀드 TPG에서 6000억원 넘게 투자받으면서 올해까지 투자금을 돌려주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IPO를 하면 투자자가 기대했던 기업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지분 매각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 상장 이후 IPO를 하려고 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향방도 불확실하게 됐다. 사모펀드업계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 협상 중인 SM엔터테인먼트와 논의를 마무리 짓지 않는 이상 IPO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 지난해 미국 증시 IPO(기업공개) 톱5 / 올해 IPO 추진하던 국내 기업들 현황 기고자 :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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