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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징역8년 선고한 원심파기

작년 2월 경북 구미 한 빌라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만 2세 여아 '보람양 사건'과 관련,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보람양의 친모 석모(48)씨에게 징역 8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석씨는 2018년 3월쯤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자신이 외도로 낳은 보람양과, 당시 19세였던 딸 김모씨가 낳은 외손녀를 바꿔치기한 혐의(미성년자 약취)로 기소됐다.

석씨의 딸 김씨는 보람양을 친딸인 줄 알고 키웠지만 2020년 8월 재혼한 남편과의 사이에서 임신한 자녀 출산이 다가오자 보람양을 빌라에 방치해 죽게 했다. 석씨는 당시 딸의 빌라에서 발견한 보람양 시신을 숨기려다 미수에 그친 것도 밝혀져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도 기소됐다. 보람양 시신 발견 직후 석씨는 경찰에 자신이 외할머니라고 밝혔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 등이 수차례 실시한 DNA 검사에서 보람양 친모로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재판 과정에서 석씨는 유아 바꿔치기는 물론 보람양을 출산했다는 것도 부인했지만 1·2심은 모든 혐의를 인정해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보람양이 석씨 친딸은 맞지만 유아 바꿔치기를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1·2심은 DNA 감정 결과, 바꿔치기가 의심되는 기간에 아기 발목에 있던 인식표가 훼손된 점, 그 시기 아기 몸무게가 줄어든 점, 산부인과 구조상 외부인이 드나들기 쉬웠던 점 등의 정황 증거들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목격자 진술이나 폐쇄회로(CC) TV 영상 등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유전자 감정 결과만으로 쟁점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미성년자 약취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석씨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 정황, 수단과 방법, 피해자 상태 등에 대한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석씨의 딸 김씨는 2021년 8월 살인죄 등으로 징역 20년형이 확정됐고, 석씨가 2018년 빼돌렸다는 유아의 행방 및 생존 여부는 경찰 수사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기고자 :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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