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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에서 상임위로 바꾸는 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특위가 아닌 일반 상임위로 전환해 '상설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16일 발의했다. 법을 바꿔 예산안 편성·심의·확정 과정에서 국회의 권한을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정부 시행령 통제법에 이어 예산 편성까지 개입해 새 정부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이날 대표 발의한 법안은 당 지도부 차원에서 강조해온 법안이라 "사실상 당론"이라는 말이 나온다. 주요 내용으로는 예결특위를 일반 상임위인 예결위로 전환시키면서, 현재 50명인 위원 수는 30명으로 줄이고 다른 상임위를 겸임하지 못하게 했다. 또 기재부가 국회에 재정 총량 및 분야별 한도를 3월에 보고하게 하고, 예결위는 이 내용을 심사해 5월에 열리는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 국회안(案)을 제출해 정부 계획과 함께 논의되도록 했다. 예결위는 다른 상임위가 심사하는 예산 총액을 설정하는 권한도 갖는다. 각각의 상임위가 증액·감액을 요청하면 예결위가 이를 전체적으로 최종 조율하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예결위라는 강력한 상임위를 만들어 1년 내내 국가 예산을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예결특위 활동 기간이 9월부터인데 국정감사 등으로 11월 한 달만 활동하게 돼 심의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며 "국회가 국가 예산에서 들러리에 불과한 실정에서, 실질적으로 심사할 기능을 부여하자는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중 예결위에 참여하는 분이라면 10명 중 10명이 (현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맹 의원은 예결위의 일반 상임위 전환은 국민의힘에서도 과거부터 꾸준히 주장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야당이 되자마자 예결위 상설화 법안을 제출한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검수완박이나, 지난 14일 조응천 의원이 발의한 '정부 시행령 통제법'처럼 압도적 의석을 이용해 정부·여당을 옥죄기 위한 시도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은 2016년 20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예결위 상설화를 주장했지만,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5년 동안 이걸 하지 않았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국회 기능을 활성화하고 예산 심의를 충실히 하자는 취지엔 공감한다"면서도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넘겨주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 국회 원 구성도 못 한 상황에서 예결위 상설화를 주장하는 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결국 민주당 속내는 윤석열 정부 국정 초반 핵심 정책에 대한 예산 편성권을 쥐고 방해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기고자 : 박상기 기자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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