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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라는 말이 참 쑥스럽습니다. 양력 생일을 따지긴 하지만 음력으로 '8월 대보름' 뒤여서 어르신들이 어릴 때부터 "먹을 복은 있겠다"는 말씀을 항상 하셨거든요. 말에 힘이 있다고 뭘 해도 굶어 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인지, 이상하게 어느 순간부터는 생일잔치라는 걸 따로 해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생일 때마다 해외 출장을 가 있거나 취재를 하거나, 무슨 일이 생기곤 했거든요. 아마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있거나 취재하고 있었고, 그 중 일부도 부티크를 화려하게 빛내신 분들일 일 겁니다.

'더 부티크'에 처음 참여하게 된 2017년 제 생일 즈음에도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와 함께 하며 파리에서 신디 크로퍼드를 만났거든요. 세상에나! (이렇게 쓰고 보니 생일잔치가 따로 필요 없어 보이긴 하네요. 하하) 그렇게 부드럽고 사려깊을 줄이야. 백혈병으로 동생을 잃은 뒤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16세부터 시작한 자선 활동을 지금도 쉬지 않고 한다고 하더군요. 보이는 곳에서만 하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채찍질이 되었죠. 이젠 배우 한소희가 오메가 글로벌 앰버서더가 돼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이 성장한 만큼 '더 부티크'도 그 길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AD본부 본부장님과 AD본부 부티크팀, 편집국 문화부장님 등 많은 분의 지원이 있었기에 이제, 다섯살이지만, 89회나 발행하며 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더 부티크' 덕분에 최근 들어선 한국을 찾는 글로벌 CEO 분들이 만나보고 싶다는 말씀도 많이 하십니다. 독자분들께서 많이 읽어주시고 좋은 피드백 주셨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가끔 틀린 단어를 교정해주시는 독자분도 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번 독자 조사를 보니 비하인드 소식을 듣고 싶다는 말씀도 많더군요. 그래서 뉴스레터 코너를 통해 '최보윤의 부티크'도 신설했습니다. '더 부티크'를 통해 다 담지 못했던 수많은 자료들, 현장 사진, 뒷이야기 등을 최대한 자주 전달하려 합니다. '더 부티크' 섹션과 네이버 포스트 등 각종 온라인을 비롯해 조선닷컴 뉴스레터까지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더 부티크' 5주년 축하 메시지를 받는데 얼굴이 화끈거려서 차마 일일이 답변을 못 드렸습니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일인데 차마 열어볼 용기도 나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평소에 연락하고 인사하고 그랬던 분들인데 말이죠. '더 부티크'가 여기까지 성장하기까지 정말 고생 많이 하신 여러분들을 위해 거한 밥상을 차려 드려야 하는데 제가 받는 것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 앞으로 더 뛰겠습니다. 부족한 점 적극적으로 말씀 주세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구찌의 '코스모고니' 쇼를 보면 우리는 모두 연결된 존재입니다. 한나 아렌트가 발터 벤야민을 향해 '시적(詩的)으로 생각하기'가 가능한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더 부티크'도 외연을 확장하고 더욱 겸손한 자세로 속박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기고자 : 최보윤 편집국 문화부 차장·더부티크 편집장 올림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463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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