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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수박 3달전 계약, 9900원 판매
이마트, 기존 덴마크산 돼지고기 스페인산으로 바꾸고 재고 늘려
롯데마트는 랍스터 캐나다 직거래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치솟으며 고물가 우려가 커지자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한 푼이라도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이 지갑을 닫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업체마다 사전에 대규모 물량을 계약하거나 수입처를 바꾸는 식으로 가격을 낮추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싸게 팔아라, 치열해진 가격 전쟁
대형 마트는 삼겹살 같은 신선식품 위주로 가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달 들어 육류 할인 행사와 참치회 할인 행사를 연달아 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고기 소비 수요가 늘어나고, 사료 가격, 물류비 급등으로 생산가는 오르면서 돼지고기 도매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오른 상황이다. 이마트는 이에 대응해 이달 2~8일 한우 1등급 등심 100g을 5690원, 캐나다산 삼겹살을 990원에 파는 행사를 진행했다.
홈플러스는 16일부터 일주일간 치킨을 2000~5000원 할인해 파는 행사를 연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작년 말부터 잇달아 1000~2000원씩 가격을 올리자 반대로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두 마리 후라이드 치킨' 가격이 1만990원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치킨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게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업계는 1~2인 가구 장보기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편의점 CU는 지난 13일 소포장 채소 15종을 내놨다. 팽이버섯 한 봉지, 양배추 4분의 1통 가격이 각각 900원이다. CU 관계자는 "편의점 평균가와 비교하면 30% 정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GS25는 같은 날 GS더프레시에서 운영하는 초저가 PB(자체 브랜드) 상품 '리얼프라이스' 6종을 도입했다. 화장지 24롤 가격이 9500원으로 일반 상품보다 20~30% 저렴하다. 편의점업체들은 올 들어 계란, 쌀, 우유 같은 식품부터 화장지 같은 생필품까지 저렴한 자체 기획 상품을 내놓고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해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20~30% 할인해 파는 마감 할인도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 2월 마감 할인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매달 이용 건수가 두 배씩 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올 1~5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 늘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도시락류, 김밥·샌드위치류, 우유 등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이커머스업체들도 최저가 항목을 늘리고 있다. 마켓컬리의 경우 장바구니 주요 품목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며 만든 자체 브랜드 'KF365' 상품군을 올해부터 양말이나 분리수거 봉투 등 비식품군으로도 넓히고 있다. 이 브랜드 상품 가짓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가량 늘었다.
◇물가안정팀 만들고 산지도 바꾼다
유통업계는 저렴한 제품 공급을 위해 구매 단가 낮추기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강성현 대표 주도로 '물가안정 TF'를 발족했을 정도다. 가장 많이 팔리는 500여 품목을 대상으로 매주 가격을 평가하고, 시장가보다 높게 책정돼 있으면 판매 가격을 조정한다.
산지 다변화와 유통 경로 단순화도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4월 노브랜드(이마트 자체 브랜드) 돼지고기 수입처를 덴마크에서 돼지열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스페인으로 바꿨다.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해 재고량도 평소 100톤 규모에서 300톤가량으로 확대했다.
롯데마트도 올 초 국내산보다 40%가량 저렴한 캐나다산 돼지고기 물량을 전년보다 3배로 늘리는 계약을 맺었다. 삼겹살 가격이 계속 뛸 것으로 예측되자, 미래 물량 확보에 나선 것이다. 활 랍스터 같은 상품도 캐나다에서 직거래로 들여오고 있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물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만큼 유통업계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표] 유통업계 가격 할인 경쟁 기고자 : 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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