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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난민·우크라 고려인들의 한국 정착기… ＂아이들 위해 열심히 살아갈겁니다＂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한국에 온 지 9개월째인 모사웰(8)은 여전히 학교 급식이 입에 안 맞는다. 엄마 어티파(30) 씨는 지난달 25일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을 위해 부엌에서 납작한 난(빵)을 뚝딱 만들었다.

지난해 8월 미군들이 떠나고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잡은 아프가니스탄에선 대(大)탈주가 이어졌다. 모사웰의 아빠 사마디 압둘 파힘(40) 씨는 한국군 의료진을 도와 특별기여자로 인정되어 가족들과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그때 아프간을 탈출한 특별기여자들은 충북 진천과 전남 여수를 거쳐 현재 사는 울산광역시에 157명이 정착해 살고 있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엔진 조립 일을 하는 파힘 씨는 의사로 살며 남들을 돕던 풍족했던 고국의 생활이 여전히 그립다. 어려운 이들을 돕던 자신이 이제 낯선 땅에서 적응을 하려고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교통비가 아까워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고, 조금이라도 싼 물건을 찾아다녀도 비싼 한국 물가에 적응이 어렵다고 했다. 아프간의 교사였던 엄마 어티파 씨는 요즘 한국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다른 아프간 여성들과 달리 기자의 인터뷰에 흔쾌히 응했던 이유를 묻자, 그녀는 "빨리 한국어가 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아프간에 두고 온 부모님이 그리워 다시 만나고 돌아오는 꿈을 매일 꾼다고 했다.

한 번에 5년간 머무를 수 있는 F2 비자 자격으로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영주권 자격을 받는 F5 비자를 얻어 아이들과 더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살던 고려인들도 4월부터 한국으로 들어와 정착하기 시작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의 사단법인 고려인마을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피해 한국까지 온 고려인들의 정착을 돕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자포리자(Zaporizhia)를 탈출한 옥사나 씨는 어린 남매와 노모를 데리고 광주로 오기까지 꼬박 한 달이 걸렸다. 고향에서 네일아트숍을 했던 그녀는 "말도 통하지 않는 한국이 아직 낯설고 두렵지만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했다. 고려인마을 대표 이천영 목사는 "지금도 매주 수십 명이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에 온다. 이들을 위해 두 달간 숙식과 통역 등으로 정착을 도울 예정"이라고 했다. 기고자 : 글·사진=김영근 기자 글·사진=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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